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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짐승 계약 #3장(1)

길다 0 93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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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민은 뜬눈으로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자는 환경이 갑자기 변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바로 등 뒤에 느껴지는 단단한 남자의 육체가 내내 신경을 긴장시켰다.



‘도망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희민의 입술에서 나지막한 한숨이 흘렀다.




벽 쪽을 향해 옆으로 누운 그녀의 몸은 정혁에 의해 완전히 포박당해 있었다. 

크고 강한 팔이 뒤에서 희민을 안고 있어 꼼짝도 못 하는 상태였다. 

거기다 둘 다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아까 섹스가 끝난 뒤 정혁은 그녀가 걸치고 있던 것마저 벗기고 이 자세로 누워서 잠들어 버렸다.




아직 만난 지 하루도 되지 않은 사람의 맨살 감촉도 낯설지만 엉덩이 부분에 묵직하게 닿는 감촉 때문에 더 신경이 쓰였다.



‘잠들었겠지?’



고른 숨소리가 들리는 걸로 보아 잠든 것 같았다. 

희민이 답답한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슬쩍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느슨해졌던 팔에 금방 힘이 들어갔다.



“……어디 가려고.”



잠이 덜 깨어 탁하게 잠긴 목소리가 허스키하게 들려오자 희민이 난감함을 숨기고 말했다.



“더워요. 좀 씻고 싶어서요.”

“같이 가죠.”


“네? 거길 왜 같이…….”



애써 태연한 목소리를 냈던 것이 의미 없게도 정혁은 곧바로 희민을 당황시켰다. 

그녀를 안은 채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남자가 곧장 화장실과 연결된 침실 내 욕실로 걸어갔다.



“뭐 하는 거예요?”



희민은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정혁에게 안긴 채 공중에서 시선을 가까이 마주한 상태에서는 무리다.

잡을 것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남자의 목에 팔을 두른 희민이 커다란 눈에 힘을 줬다.



“내려 줘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알아요. 혼자 갈 수 있는 거.”



정혁이 무감하게 말했다. 희민이 낭패감에 싸인 채 그를 바라봤다. 

자신의 맨살이 남자의 몸에 자꾸만 밀착되는 게 신경 쓰였다. 

특히 걸을 때마다 더 출렁이는 헐벗은 가슴 부분이.



‘아, 이 남자 정말 난감하게…….’



희민이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돌리는데 욕실 입구에 설치된 파우더룸 거울이 보였다.



“!”



그녀의 눈이 놀란 듯 커졌다.



완전한 나신의 남자가 안고 있는 나신의 여자. 전혀 힘을 들이지 않고 여자를 안고 있는 남자의 넓은 어깨와 근육으로 갈라진 팔, 그리고 탄탄한 허벅지 위에 적나라하게 솟은 검붉은 성기가 시야에 들어왔다. 

밝은 조명 아래서 굵고 기다랗게 휘어진 페니스의 모양이 정확하게 드러나자 그녀는 숨을 삼켰다.



어떻게 저렇게 큰 게 내 몸에…….



“봐 줄 만한 모양입니다.”



문득 귓가에 들려온 목소리에 희민이 움찔거렸다.

곧 남자에게 시선을 빼앗긴 걸 들켜 버린 희민이 난감하게 고개를 돌리자 그가 낮게 웃는 것이 느껴졌다.



“난 봐도 상관없는데. 이제 와서 시선 돌리는 거 의미 없지 않습니까?”

“그냥 거울이 앞에 있어서 우연히 눈에 들어왔을 뿐이에요. 일부러 본 게 아니라.”



자신이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핑계 같긴 했지만 희민은 그에게 기가 눌리는 게 싫어 대꾸했다.



……괜히 말했나.



희민은 남자의 턱과 남성적인 목 부분에 시선을 두고 방금 자기가 한 말을 후회했다. 

얼굴만 빨개져서 아무 말도 못 한 채로 있고 싶진 않았다. 비록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지만.



‘당신 것이 지나치게 커서 그렇다고 말해 줄 걸 그랬나? 그래도 그건 너무 민망하니까.’



서정혁이라는 남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이 남자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다만 제 심장이 지나치게 뛰고 있는 게 이 남자에게도 들릴 것 같아서 그게 무척 신경이 쓰였다.



“…….”



희민이 그의 목덜미에 고집스럽게 시선을 꽂고 있는 동안 정혁은 욕실을 향해 걸으며 그녀를 힐긋 내려다봤다.

서늘한 눈동자에 어두운 열기가 배어났다.



“이제 내려 줘요.”



욕실 입구에서 희민이 정혁의 몸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그는 그대로 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서정혁 씨.”



그에게 안긴 채 세련된 인테리어의 넓은 욕실 안에 들어서게 되자 희민이 눈을 치켜떴다. 

하지만 정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 손으로 투명한 샤워 부스 문을 열 뒤 그녀를 안에 내려 줬다. 

그러고는 한 팔을 뻗어 희민 옆의 유리를 짚어 자신과 유리벽 사이에 그녀를 가뒀다.



흡.



밀폐된 공간 안에 갇힌 채 가까이에서 그의 시선이 내리꽂히자 희민이 숨을 들이켰다.



정혁은 화가 난 얼굴이 아니었지만 무표정하게 응시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사람을 긴장시켰다.

희민이 긴장을 억누르며 시선을 마주하는데 정혁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당신 몸을 씻겨 주려고 하는데.”



씻겨 준다고?



희민이 저도 모르게 벽에 등을 바짝 밀착시키자 정혁이 고개를 아래로 기울였다. 

비스듬히 고개를 숙인 그가 바로 앞에서 시선을 맞췄다.



“싫습니까?”



작은 표정 하나까지 전부 간파할 듯 가까운 곳에서 맞춰 오는 시선에 희민의 심장이 더 빨리 뛰어 댔다.



“내가 씻을 수 있어요.”



왠지 숨이 가빠 와 희민의 훤히 드러난 가슴이 위아래로 들썩였다. 

긴장 때문인지 탱글한 가슴 가운데 살굿빛의 유두가 뾰족하게 곤두섰다.



“그건 알고 있다고 했잖아.”



정혁의 목소리에서는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희민은 기분이 이상했다. 

눈빛에도, 목소리에도 일말의 감정도 없으면서 하는 행동은 전혀 다르다. 

눈동자에는 분명 열감이 일렁였지만 뚜렷한 흥분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긴장돼.’



자신을 벽에 밀어붙인 눈앞의 남자의 상태를 전혀 파악하기가 힘들다니.



희민이 그런 생각을 하며 정혁을 보고 있는데 문득 그의 입술 끝이 길게 호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그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다워 희민은 의도치 않게 시선을 빼앗겼다.



“정말 습관이군요. 소용없다고 했는데도.”



낮게 웃음을 흘린 정혁이 고정된 샤워기를 빼냈다.



쏴―



물을 틀어 온도를 맞춘 그가 희민의 손을 끌어 왔다. 

물줄기에 희민의 손끝을 가져가며 그녀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봤다.



“온도 괜찮습니까?”

“……네.”



희민은 자신의 손끝에 닿은 따뜻한 물줄기를 보며 체념한 듯 대답했다. 

좁진 않지만 이 사각형의 샤워 부스 안에서 커다란 남자에게 갇힌 채 아무리 혼자 샤워하겠다 우긴다 한들 아무 소용이 없을 거였다.



정혁은 물줄기를 그녀의 몸으로 옮겼다. 어깨부터 천천히 옮겨 가며 몸을 물로 적시는 것을 희민은 말없이 바라봤다.



‘어릴 때 말곤 누가 씻겨 준 적은 한 번도 없는데.’



그래서 더 민망하지만 희민은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차라리 빨리 끝나라, 하는 심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는데 정혁은 천천히 샤워기를 옮겨 가며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그녀의 몸을 바라봤다.



동그란 어깨 아래 오목한 쇄골로 흘러 내려간 물줄기는 둥그런 가슴선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렸다. 

분사되는 물과 그의 시선에 자극된 유두가 팽팽한 알갱이처럼 부풀었다.



그걸 본 남자의 눈동자가 더 짙어진다.



하아…….



희민은 제 몸에 닿는 정혁의 시선과 자신의 몸을 번갈아 가며 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졌다. 

만약 눈빛에도 온도가 있다면 지금 그의 눈빛은 이 물의 온도보다 훨씬 뜨거울 거였다.



‘나 왜 이러지?’



남자가 자신의 몸을 씻겨 준다는 건 생각보다 야했다. 

몸 이곳저곳에 닿는 물과 그 물이 흘러내리는 곳을 따르는 은밀한 시선이 합쳐져 이상하게 몸이 자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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