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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동음보감 8 - 예진의 참 사랑

안부 0 216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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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때문에 내가 낙방했어."


양예수와 유의태의 원수가 된 과거지사로 자신이 의과 시험에서 떨어졌다고 믿은 유도지는 한양에서 돌아온 날부터 연일 술과 계집질로 방탕한 생활을 보냈다. 그리고 오늘도 흐느적거리며 대문턱을 넘었다.


사랑채 옆의 조그만 방에 희끄무레한 불빛이 도지의 눈에 너울진다. 이 야심한 밤에 예진이 거처하는 방안은 불을 환하게 밝힌 채 깨워 있었다.

그것을 도지는 밤늦도록 안 들어오는 자신이 염려되어 예진이 기다렸던 거라고 착각한다.


일전 유선 아씨와의 정사 일로 자신을 멀리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내정된 약혼자에게 향하고 있으리라고 도지는 굳게 믿었다.

촛불에 비치는 예진의 매혹적 자태의 선이 얇은 한지 문에 그림자 져 있다.

설레는 마음이 울렁거린다. 그 어떤 여자도 예진만은 못 하다.


"그래, 내, 이 뼈아픈 심정을 위로해줄 여자는 예진이 너밖에 없다."


도지는 억제할 수 없는 색념이 치밀어 오르며, 자신의 방으로 가던 걸음을 예진이 홀로 거하는 그녀의 처소로 바꾸었다.

이 밤, 예진의 몸을 취하지 않으면 자신이 미치거나 죽을 것만 같았다.


"콰당..."


"아니. 도지 오라버니."


예진은 날이 갈수록 허춘을 사모하는 연심(戀心)이 가슴에 사무쳐 잠을 통 이루지 못했다.

오늘 밤도 의서를 뒤척거리며 늦은 밤까지 앉아있었지만,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허춘은 얼마 전에 다희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미 타인의 지아비가 되어버린 허춘을 마음속에 지울 수가 없는 것이었다.

약방에서 자기 몸을 어루만지던 그 따사로운 손길만이 자꾸 머릿속에 상기되었다.

그런데, 그 행복한 감정을 깨뜨리며 충혈된 눈을 한 도지가 자신의 방문을 허락도, 인기척도 없이 열어젖혔다.

그것도 야심한 밤에 여인이 혼자 있는 방에 술 냄새를 풍기면서 말이다.

예지가 놀라는 것은 당연했고, 문고리를 걸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하였다.


"예진아. 나의 예진아!"


"오라버니.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날이 밝은 다음에 찾아오시지요. 지금은."


"무슨 일이냐고? 그넌 정말 모른단 말이냐? 나는 너로 인해 온 가슴이 말라비틀어진 지푸라기처럼 죄다 썩어버렸는데도."


예진은 도지가 연민이 안 가는 것은 아니나, 냉담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자신의 방을 무단 방문한 채, 흥분한 모습을 보이는 도지를 내쫓기 위해서도 싸늘해질 필요가 있었다.


"전 오라버니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도지 오라버니는 제에겐 단지 오라버니일 뿐입니다."


"왜? 그 허춘이라는 자 때문이냐?"


"밤이 깊었습니다. 도지 오라버니는 오라버니의 침소로 돌아가시지요."


도지가 던지는 음흉한 눈빛에 위협을 느꼈는지 예진은 옷깃을 여미고 돌아앉아 버렸다.


여인의 본능은 도지가 자신을 범하려 할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을 들게 하였다.

예진은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흐흐. 나의 잠자리는 오늘 밤 여기다."


그런데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도지의 음성이 뒷전에서 들렸다.


예진의 작은 두려움은 이제 강한 공포로 찾아왔다.

색마의 목소리가 저럴 것이다. 도지는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서서히 늑대의 눈빛으로 다가와서는 예진의 몸을 눈으로 훑어 가는데, 갑자기 돌아앉아 있는 예진의 상체를 끌어안았다.

도지의 두 손으로 뭉클한 예진의 젖가슴이 들어왔다.


"악! 오라버니. 미쳤어요! 지금 무슨 짓을."


"그래 미쳐도 좋을 만큼 황홀한 감촉이구나. 이렇게 부드러운 것을 왜 그리도 숨겼더냐! 흐흐흐."


도지는 옷고름을 잡아당겼다. 서슬이 퍼런 도지의 기운에 잠시 주춤했던 예진이 풀어진 저고리를 부여잡고 뒤로 몸뚱이를 물렀다.


"아. 무슨 생각을. 정녕 그러시면 소리치겠습니다."


"소리 칠 테면 어디 쳐봐라. 아버님은 현재 출타 중이시니 들켜도 아랫것들과 어머님에게 들킬 것이다. 그런다고 너와 못할 것 같으냐? 아랫것들이 날 막아설 것 같냐는 말이다? 설혹 아버님이 나중에 아신다 해도 예진이 너와 혼사만 치르면 무마될 일이다. 흐흐"


"오라버니가 어찌 제게 이런 욕심을 품는단 말인가요?"


"하하하. 호춘에게 내주느니, 강제로라도 취해야 할 것 아니겠느냐!"


예진은 자신을 능멸하려는 도지를 요리조리 피해 문가에 다가갔다. 문고리를 밀치고 밖으로 도망가려는데 무언가가 발목을 붙잡았다. 도지의 손이었다.


"흐흐. 어딜 도망가려 하느냐. 내 오늘 널 죽여줄 것이다."


억센 도지의 아귀힘이 예진의 저항하는 가랑이를 벌렸다.


치마가 허리 위로 밀려 올라가고 비록 속치마와 고쟁이, 속곳 등으로 가리고는 있지만 그녀의 부끄러운 부위가 도지에게 낱낱이 드러나자 예진은 치욕스러워서 눈물이 솟구쳤다.


"으악. 놓아주세요. 오라버니. 지금 오라버니는 술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닙니다. 흑흑."


"내가 정상인지 아닌지는, 조금 후 나와 교접하면 자연 알게 될 터. 흐흐흐. 반항하지 말고 어서 나에게 안기거라."


고쟁이가 예진이 꼭 움켜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래로 내려간다.


술 취한 남정네의 힘을 연약한 예진이 이겨내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실핏줄까지 비취는 예진의 뽀얀 허벅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아.. 싫어..."


이윽고 고쟁이가 벗겨지고 순결한 처녀의 기름을 발라놓은 듯한 허벅지가 도지의 손에 만져졌다.


더불어 엷게 노란 물이 들은 예진의 속곳은 유도지의 욕화에 기름을 부었다.

예진이 자꾸 몸을 비틀어댄다.

그러자 아예 도망치지 못하도록 가녀린 허리에 도지는 올라타서 예진의 현란한 하체를 바라보았다.

발버둥을 치는 예진의 매끈한 허벅지와 종아리가 눈앞에서 늘씬하게 왔다 갔다 한다.


"부우욱.. 찌이익..."


"오라버니. 살려주세요.. 아으응…. 흑흑"


예진의 눈물은 봇물 터진 듯 볼을 적시고, 도지는 청색 치마와 속치마를 동시에 잡아 뜯었다.

허리 위에서 걸리적거리는 것도 맘에 안 들었다.

옷감 찢기는 소리가 거북하게 들리며 이제는 하나의 천 조각만을 하체에 두른 예진이 애절한 울음을 토한다.


"아.. 제발.... 오라버니.. 오라버니.."


예진의 애원은 절규에 가까웠다. 손까지 빌며 맑고 슬픈 표정을 짓는 그녀는 평소보다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상처받은 모습에 도지의 흥분은 극에 달아올랐다.

탐스러운 엉덩이가 도지의 집요한 손길에 속곳 위로 만져지고, 반대로 뻗은 나머지 손은 예진의 젖퉁이를 주물러댄다.


"허억. 그만. 안돼."


"으헉. 너무 짜릿한 감촉이다. 예진아. 사랑한다. 예진아!"


다리를 온 힘을 다해 붙이고 지켜내려던 예진의 속곳은 어이없게도 쉽사리 제거되고, 굵고 단단한 불덩어리가 그곳에 비벼져 왔다.


예진의 은밀한 맨살에 닿는 불 막대기는 맑은 물방울로 토악질을 해댄다.

수많은 음모와 음모가 뒤엉킨다.

단단한 아랫배와 부드럽고 연한 아랫배가 맞붙는다. 그리고 참으로 따스하고 보습한 지대가 안개를 머금었다.


"쿵! 커억... 너, 예진이.. 에잇!"


예진은 순결을 지키기 위해 양다리를 잔뜩 웅크렸다가 온 힘을 다해 도지를 밀쳤다.

방심하고 있던 도지는 방바닥에 나동그라지면서 작은 화장대에 머리를 찧고는 쓰러졌다.

그러나 예지가 찢긴 치마를 걸치며 도망치려는 순간에 재차 억센 손이 그녀의 곱게 딴 댕기 머리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세차게 뺨을 때렸다.


"예진아. 반항하지 마라. 널 때리는 내 맘도 아프다."


"엉엉. 오라버니. 저에게 왜 이러세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오누이처럼 절친했던 사이가 아니었습니까! 한데 절 더럽히려고 하시나요? 흑흑.."


"오누이 사이는 싫다. 난 너의 지아비가 되어서 평생토록 너의 몸을 가지고 싶어."


도지는 예진의 검은 머리카락을 동여맨 명주 끈을 풀어서 가는 양손을 묶어버렸다.

그리고는 예진의 다리를 최대한 벌리고는 자기 하체를 가운데에 두었다.


성난 성기에 예진의 청결한 음문이 마주 닿았다.

미세한 움직임에도 축축이 젖어 있는 살들이 귀두에 달라붙어서 흐느적댄다.


"흐흐흐. 예진이 너를 인제야 가지게 되는구나."


"아아. 그것만은. 제발. 흑흑."


"으음...."


"으악. 살려주세요."


이 얼마나 기다리고 고대하던 순간이던가?


도지는 한 손으로는 자지를 부여잡고, 남은 손은 예진의 쫄깃한 보지로 가져갔다.

물기에 딱 붙어있던 연한 살들이 야릇한 소리를 내면서 벌어졌다.

바야흐로 유도지의 성물이 진입을 시작하는 것이다.


예진이 마지막으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주위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하고, 모든 이들은 꿈속에 있었다.

잠결에 듣기에는 예진의 비명은 미약하고 낮았다.

도지는 다희의 입술을 맞추려고 했지만, 삽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낀 예지가 고개를 돌려버렸다.

오열하는 예지의 마음속에, 눈에서 나는 눈물처럼 임을 향한 참사랑이 낙화하고 있었다.


` 아~! 이렇게 더럽혀지고 마는구나. 허 도련님."


이 순간 예진의 머릿속에는 허춘의 얼굴만이 가득했다.

지금 순결을 범하려는 사내가 허 춘 이였으면 하는 간절한 열망이 솟구쳤지만, 자기 몸 안에 성기를 밀어대는 사내는 엄연히 허춘이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외침이 방 밖에서 다급하게 들려왔다.


"저, 예진 아씨! 무슨 일이라도?"


"허, 허 도련님. 살려주세요. 으흠!"


허춘의 음성이 밖에서 들린 것은 도지가 예진의 처녀막에 가로막혀 잠깐 진입을 멈춘 순간이었다.


허춘은 밤이 깊도록 약방에서 의학 공부를 하다가, 이상한 불안함에 예진의 방 앞까지 와봤던 것이었다.

한데 때마침 방안에서 뾰족한 예진의 비명이 새 나왔고, 예진은 허춘을 급하게 불렀다.

하지만 유도지의 손바닥이 금방 입술을 막아서 끝마디까지 비명은 새어나가지 않았다.

예진의 큰 눈망울에 눈물이 고이며 얼굴은 도리질을 쳤지만 더 이상 입을 열 수는 없었다.


"쾅. 예진 아씨!"


도지가 걸었던 문고리가 허춘의 발차기에 저만치 나가떨어졌다.


매우 놀란 도지는 마지막으로 예진의 빗장을 걷어내려던 몸짓이 굳어지며 그대로 멈추었다.

그냥 몸만 무게를 실어 포개어도 예진의 처녀성은 상실될 급박한 상황이었는데, 예진은 도지가 머뭇거리는 동안 밑에서 몸을 빼내려고 바둥거렸다.

저만치에서 허춘의 동그랗게 뜬눈이 예진의 맘을 더욱 아프게 했다.


"네 녀석은 뭐냐? 당장 나가지 못할까!"


"아음..."


도지는 허춘을 무서운 눈초리로 협박하면서 이내 그를 무시하고 예진의 처녀를 갖기 위해 몸을 내렸다.

그에 따라 예진은 신음을 흘리며 아랫도리를 강하게 조여 뜨거운 양물을 막으려 한다.

하지만 미끈한 질 안은 아무리 조인다고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이윽고 예진의 막이 살짝 찢기는지 약한 아픔이 전해오는데, 마침 허춘이 붕 몸을 날렸다.


"아악~~~! 쿵!"


도지는 예진의 몸에서 순식간에 이탈되며, 벽에 날아가 머리를 강하게 처박았다. 그리고 끄응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늘어뜨렸다.

기절한 것이다.


마지막 문턱에서 순결을 지킨 예진은 사모하는 임에게 능욕을 당하는 장면을 보인 부끄러움으로 한동안 말을 못 했다.

허춘이 예진의 손을 묶고 있던 붉은 명주 끈을 풀어내어 제자리인 댕기 머리에 곱게 매어주었다. 가슴 저리는 눈물만이 샘솟는다.


"아앙.. 허 의원님.."


"예진 아씨. 괜찮으세요?"


울고 있던 예진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삽입은 이루어졌으나, 처녀를 빼앗기지는 않은 것이다.


허춘은 그런 모습에 내심 안심하며 불쌍해 보이는 예진의 몸을 제 몸으로 안아주었다.

오돌오돌 떠는 몸짓이 가볍게 안는 것으론 위로가 되지 않았던지 예진은 더욱 깊숙이 허춘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둘의 아랫배가 빈틈없이 밀착되었다.

그러자 허춘도 성욕이 일어나는 걸 주체하지 못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예진의 음부와 맞닿아버린 허춘의 자지는 자신도 조절할 수 없을 만치 거대해졌다.


` 아. 이분은 더럽혀질 뻔한 내 몸에도 흥분을 해주시는구나! 아! 사랑하는 임이여.`


무명 바지 천과 함께 허춘의 성기가 예진의 음문 사이로 살며시 콕콕 찔러오자, 예진은 붉어진 얼굴을 들어 허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또 참을 수 없는 울음이 터진다.


"허 의원님... 아흐흐응..."


"예진 아씨. 진정하세요. 여인의 순결은 지키지 않았습니까!"


"아하엉... 흐흑... 엉엉"


한참을 품에 안겨 예진은 울었다.


서러움이 복받치고, 허춘이 곁에 있어 더욱 슬펐다.

다희와 이미 결혼을 한 허춘을 그녀는 속으로만 사모하여야 하는 것이었으니, 일생을 그리움으로만 살아갈지도 모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 허춘의 품에 안겨있던 예진은 울음을 그치고 아쉽게 떨어졌다.

그리고 그사이 자기 젖은 몸 안에 무명옷과 함께, 순전히 안겨있던 여력만으로 허춘의 성난 성기가 삽입이 조금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예진은 깨달았다.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얼굴을 달아올랐다.

고개 숙여 바라본 허춘의 무명옷은 도지와 허춘으로 인해 스며 나온 애액으로 표가 날 정도로 번져있었다.

둘 다 멋쩍은 웃음만을 지었다.


다음 날, 도지는 어제의 일을 까마득히 기억 못했다.

아마도 머리를 강하게 부딪친 충격으로 하루의 기억을 모두 잃은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도지에게 쫓겨나리라 염려했던 허춘이 무사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도지를 피하는 예진의 행동거지는 한층 많아졌고 허춘을 향한 그녀의 지순한 사랑은 깊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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