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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부부교환) 내 이웃을 사랑하라...... - 2부

안부 0 92 0 0

드디어 계획했던 여름휴가를 떠나게 됐다. 목적지는 동해안으로 정했고 이틀은 바닷가 민박집으로 이용하기로 하고 하루는 설악산에서 묵기로 했다.

콘도를 찾았으나 콘도는 예약하기 힘들었고 하루니까 여관에서 묵기로 했다.

차는 요번에 바꾼 문대리네 차로 가기로 했고 우리는 소풍을 떠나는 아이들처럼 신났다.


동해안 작은 해수욕장에 들어서서 민박집에 짐을 풀었다.

바닷가 복장으로 채 갈아입기도 전에 문대리는 빨리 나오라고 소리를 쳤다.

힐끔 내다보니 문대리는 하늘빛 비키니 수영복만 입고 있었다. 몰래 보는 내 입에서 꿀꺽하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아내가 침 그만 흘리라고 핀잔을 준다. 괜히 쑥스러워


"아주 멋있네요. 영은 씨! 처녀 같아요" 하고 큰소리를 치면서 방을 나왔다.


아내는 몸매에 자신이 없다며 원피스형 수영복을 골랐는데, 너무 많이 파져서 아내 또한 많이 섹시해 보였다.

문대리의 벗은 모습을 힐끗힐끗 훔쳐보면서 물속에서 장난도 하고 오후 내내 신나게 물놀이를 하였다.

얼마 만에 즐겨보는 휴가인가. 그 옆에 아름다운 문명은 씨도 같이 있으니 세상이 모두 내 것 같았다.


부끄럼을 타는 아내도 처음에는 수건으로 다 가리고 물가에서 물장난만 하였는데 어느새 동화되어 외간 남자(?)들 앞에 수영복 차림으로 활보하고 물놀이도 즐기고 있었다.


"허형도 나처럼 내 아내의 벗은 모습을 훔쳐보고 있을까?"


해가 저물기 시작하자 작은 통통배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우리는 횟감과 찌게 거리를 배에서 사 들고 민박집으로 들어와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거나하게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바닷가에서 먹는 술은 끝없이 들어가는 듯하다.

나는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일어나니 머리가 깨어 질듯 아팠다.

아내를 찾으니 대답이 없다.

저쪽 방을 살며시 열어보니 문대리만 보인다. 아직도 못 일어나고 있었다.


`어디 갔지?`


두리번거리다 동네로 나왔다. 벌써 해변은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나도 해변을 따라 쭉 걸다 보니 저쪽 바닷가에 아내랑 허형이랑 나란히 해변에 앉아 있다.

얼마나 재미있게 대화를 하는지 내가 가까이 가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깜짝 놀라며 아내가


"응. 그냥 바다를 보고 있어"


허형도 쑥스러운지 아침 먹으러 가자고 하면서 일어선다.

둘이서 카풀을 몇 달 해서인지 참 친해 보였다.

가슴 한쪽에서 질투심이 살짝 일어난다.


대충 아침을 챙겨 먹은 우리는 다시 바닷가로 나갔다.

문대리는 과장님 과장님 하면서 장난을 걸면서 슬쩍 스킨쉽을 해온다.

맨살과 맨살이 부딪칠 때마다 온몸이 전기를 통하듯 찌릿찌릿해 온다.

내 눈과 감각은 아닌 척하면서 온통 문 대리한테 가 있어 아내랑 허형이랑 무엇을 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전날 먹은 술과 물놀이에 지친 우리는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허형이랑 자기랑 바닷가에서 둘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연인 같던데?"


슬쩍 아내의 가슴을 만지면서 마음을 떠보았다.


"피. 자기는 영은 씨랑 얼마나 친하게 놀았는지 알아요? 남들은 둘이 부부라고 생각할걸요?"


적당히 부풀어진 아내의 가슴을 만지작거리자 아내는 내 품에 안겨 온다.

그러고 보니 요즘 부부관계도 오랜만에 하는 것 같다.


아내의 갈라진 금 사이로 살살 핥자 아내는 깊은숨을 내쉬며 문대리네 방을 가리킨다.

아내는 되도록 소리를 안 내려고 했지만, 나의 집요한 공격에 가끔은 앓는 소리를 내곤 했다.


바닷가라서 크게 덥지는 않았지만, 에어컨이 없는 방이라 땀이 많이 흘렀다.

아내는 문밖을 살짝 엿보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욕실으로 들어가고 나는 담뱃불을 붙여 물고 마당으로 나왔다.

마당으로 나올 때 앞방을 언뜻 엿보니 문대리네 부부도 부부관계를 시작한 거 같았다.


"우리 소리에 흥분했나?"


마당을 돌아가 열려있는 창으로 슬쩍 둘의 관계를 훔쳐본다.

문대리가 남편의 몸 위에 앉아서 하고 있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젖가슴이 출렁거렸다.

금방 아내랑 하고 난 후였지만 다시 아래가 뻐근해지며 살아나는 듯하다.


다음날 우리는 설악산으로 이동했다. 예약한 모텔은 연식이 꽤 되어 낡아 보였다. 외양은 새로 고쳤지만, 내부는 많이 낡아 있었다.

우리는 비선대까지 간단한 등산을 하고 대포항으로 갔다.

요번 여행이 매우 즐거웠다고 서로 말하며 마지막 날이라는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상당히 많은 양의 소주가 비워졌고 택시를 타고 여관에 도착해서 한잔 더하자고 하자 아내는 취한다며 그만 먹겠다고 한다.

문대리도 그만 먹겠다고. 그러자 남자들끼리 한잔 더한다고 여자들은 들여보냈다.

문대리가 가면서 문 안 잠글 테니 깨우지 말라고 하였다.

나도 아내에게 금방 들어갈 테니 문 잠그지 말라고 말했다.


문대리의 남편 허상욱. 남자인 내가 보기에도 참 괜찮은 남자다. 잘생기고, 가끔은 유머도 할 줄 알고, 언제나 반듯한 모습. 딸이 있었으면 사위로 삼고 싶어 할 만큼.

허형도 나를 꽤 좋아하는 것 같았다.


맥주 몇 캔을 더 마시자 취기가 확 올라왔다. 인제 그만 올라가자고 하고 둘은 어깨동무를 하고 3층의 방까지 왔다.

내일 보자고 하고 문을 여니 문이 안 잠겨져 있다.


아내는 이미 자고 있었다. 아침 햇살이 눈을 비추었다.

어제 술이 과했나보다 목이 너무 말라서 냉장고를 열고 물을 양껏 마시고 침대를 보니 여자의 긴 머리가 눈에 띈다.


"어? 누구지?"


순간적으로 어젯밤, 같이 잔 여자가 아내가 아니라는 사실에 정신이 확 올랐다. 아내의 머리는 짧은데. 속옷만 입고 자는 여자는 문대리였다.

몸은 조각으로 빚은 듯 군살 하나 없는 여신이 누워 있었다.

흔들어 문대리를 깨우자 실눈을 뜨던 문대리는 나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며


"왜 그래요?"

"어제 내가 취해서 이 방에서 잔 거 같네요."


그리고 후다닥 나와서 옆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조금 있다 문이 열리면서 허형이 나온다.


"어제 우리가 실수한 거 같네요."


허형은 얼굴을 숙이고 자기네 방으로 들어갔다. 아마도 우리가 나오기를 기다린 듯 아내도 옷을 다 갈아입고 침대에 걸터앉아 나를 외면하고 있었다.

아침잠이 없는 아내는 허형이랑 상황을 이미 다 알고 있었고, 우리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며 이미 두 사람은 말을 다 맞춰 놨으리라.

샤워를 하고 나와서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못 하던 나는 뜬금없이 "허형이랑 했어?"라고 물었다.

한참 있다가 아내는 "응"하고 대답한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정신이 없다.


"자기인 줄 알았지. 짜고 한 거 아니야?"


아내의 대답에 나는 답을 못하고 담배 연기만 뿜어낸다.

한계령을 넘어 돌아오는 길은 갈 때와 달리 적막만이 차 안에 흐른다.

아내는 차창 밖만 보고 문대리는 자는 체한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아무런 생각도 나지도 않고 하지도 않는다. 괜히 무엇을 도둑맞은 것 같은 허전함 만이 가슴에 남아 있다.

나도 멍하니 옆 창문만 바라본다. 휴게소 팻말이 보이자 허형이 쉬었다 가자고 하면서 차를 주차한다.

허형과 문대리, 아내는 내린다. 나는 다리에 힘도 없고 만사가 귀찮아서 그냥 차에 있었다.

문대리가 음료수를 나한테 건네준다.

음료수를 받으면서


"어제 둘이는 했데요."


문대리도 알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아요?"


다시 짧게 묻자 허탈한 듯 씩 웃고 고개를 돌려 외면한다.

하루 만에 세상이 뒤죽박죽, 엉망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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