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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밍키넷 야설) 자전거 - 8편

육덕와잎 0 84 0 0

‘뭐지? 시발! 여자 비명 소리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차량이 없는 도로를 나도 모르게 횡단하고 있었다.


“제발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아악! 아악!”


여자의 비명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려온다.


“이런 씨발 년이 자꾸 반항해? 퍽퍽!”


여자의 비명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내 걸음은 길 건너에 있던 봉고차 운전석 유리창 앞에 멈춰있었다.

선팅이 진하게 되어있는 차창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앞 유리 쪽에 설치된 조그만 액정 모니터에 포르노 화면이 돌아가는 것 만 보였다.

그걸 보고서 잠시 헛갈렸다.


‘뭐야? 포르노 보다가 둘이서 기분 내는 건가?’


난 차량의 앞쪽으로 다가가 앞 유리를 통해서 내부를 보았다.

차 안에서는 어떤 남자가 누워있는 여자의 바지를 막 벗겨내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는 입가에 피가 약간 흐르면서 눈을 까뒤집고서 기절을 한 상태였다.

누가 봐도 강간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개새끼!’


난 얼른 봉고차의 조수석 쪽으로 걸어갔다. 놈은 하체의 바지를 벗어 발목에 걸친 채로 여자의 팬티를 벗기는 중이었다.


“어이 형씨.? 뭐해?”


난 담담한 목소리로 놈에게 말을 했다.


“어? 뭐야? 시발.”


놈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서 조수석 앞에 있는 공구 상자를 열면서 뭔가를 꺼내려고 하고 있었다. 눈치를 보니 뭔가 흉기를 꺼내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난 얼른 봉고차 조수석 문짝을 발로 걷어차서 놈의 다리가 문짝과 차 사이에 끼이게 하였다.


“아악! 내 다리! 아악!”


놈의 비명 소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이 나쁜 새끼가 뭐 하는 거야. 얼른 문 못 열어?”


놈은 제법 호기를 부리기 시작했다.


“뭔데? 내가 문 안 열어주면 어쩔 건데? 새끼야?”


난 발로 밀고 있던 문짝에 더욱 힘을 가했다.


“아악! 그만해! 아파! 뼈가 부러질 것 같아! 아악!”

“손에 든 것 밖으로 던져”

“알았어! 알았어! 얼른 문부터 열어줘!”


난 발에 힘을 더욱더 강하게 줬다.


“아악! 그만! 그만! 여기!”


놈은 그때야 자기 손에 든 칼을 나에게 보여주더니 이내 차 밖으로 떨군다.


“그럼 이제 문 열고 밖으로 나와!”


난 문에서 발을 떼었다. 그러자.


“이런 개새끼가 어디서 남의 일에 참견하고 지랄이야. 휘익!”


열리는 문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놈이 언제 잡고 있었는지 각목이 내 눈앞으로 바람 소리를 내면서 스쳐 지나간다.

놈이 제대로 가늠하지 못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그대로 면상을 각목에 내줄 뻔했다.


“이런! 개새끼가!”


나도 한마디 욕을 뱉으면서 바로 놈의 면상으로 내 발이 날아갔지만, 놈은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숙이면서 내 돌려차기를 가볍게 피하면서 뒤로 물러섰지만, 놈은 발목에 걸쳐진 자기 바지 때문에 금세 중심을 잃고서 뒤뚱거리다가 옆으로 넘어지고 만다.

난 얼른 놈에게 달려들면서 놈의 옆구리를 그대로 걷어차 버렸다.


“우욱! 훕! 훕!”


놈은 금세 호흡이 멈출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면서 자신의 배를 잡고서 몸을 뒤튼다.


“나쁜 새끼가 어디서 연장질이야. 죽으려고.”


내 발길질은 놈의 면상과 옆구리에 연속으로 십여 차례 작열하기 시작했다.

놈의 얼굴에서는 코와 입에서 피가 흐르면서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놈은 제대로 호흡을 이어가지도 못하고 몸을 뒤틀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꿇어! 새끼야!”


내가 소리를 치자 놈은 몸을 일으키려고 용을 써보지만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한다. 난 그대로 다시 놈의 턱을 발길질로 걷어 올렸다.


“우욱!”


놈이 다시 바닥에 뒹군다.


“꿇어!”


다시 짧고 날카롭게 말을 하자 놈은 조금 전보다 더욱 상태가 좋지 않으면서도 재빠른 동작으로 몸을 일으겨서 무릎을 꿇고서 고개를 떨군다.


“왜? 저 여자를 따먹으려고 그랬냐?”


놈은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차 안을 한 번 보다가 이내 고개를 떨군다.

난 고개를 돌려서 차 안을 봤다. 조금 전까지 의자에 기절해있던 여자는 어느새 정신을 차렸는지 자기 바지를 입으면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물이 고인 눈으로 나를 보면서 고개를 약간 숙이는 것이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말해봐!”

“저 아가씨가 차에 와서 기웃거리기에 그냥 한 번.......”


난 그때 서야 봉고차를 자세히 봤다. 봉고차의 후방 20여 미터 정도에 조그만 입간판이 하나 서 있었다.

‘성인용품’이라고 적힌 간판이.


“그래서 자식아! 보니까 막냇동생 같은 애를 건드리려고 그랬냐? 그것도 무력으로? ”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내가 용서할 것은 아니고. 아가씨 이리 와 봐요!”


난 아직 우리를 보고 있는 여자를 불렀다. 이제 막 20대가 된 것 같은 앳된 얼굴이었다.


“이놈이 용서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


여자는 나를 잠시 보더니 조금 전 놈이 사용했던 각목을 집어 든다. 그리고 다시 나를 한 번 본다.

난 마음대로 하라는 뜻에서 고개를 끄덕여줬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면서 각목을 잡은 손에 힘을 주더니 놈의 목덜미 아래 등짝에 그대로 각목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녀의 각목질은 놈이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널브러질 때까지 이어지고 나서야 멈췄다. 아니, 내가 말려서 멈추었다.


“그만 해요! 이러다가 사람 죽어요!”


그녀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씩씩거리면서 이마의 땀을 자신의 손등으로 닦았다.


“갑시다.”


내가 자전거를 잡으면서 말을 하자 그녀도 봉고차 뒤로 가더니 자전거를 가지고 온다.


“어? 자전거네?”

“네. 여행 중이에요!”

“일단 갑시다. 여기 오래 있으면 시끄러워질 것 같으니까.”


내가 먼저 자전거에 올라타고, 그녀도 나처럼 페달을 밟으면서 내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보고서 찾아가던 모텔 주변에 도착하자 그야말로 길거리가 불야성이었다.

길 양옆으로 온통 조개구이집과 횟집이 가득했다. 난 모텔에서 가장 가까운 조개구이집에 자전거를 세우면서


“미성년자 아니지?”

“삼수생이에요!”


그녀가 말을 하면서 자신이 먼저 포장마차 같은 조개구이집으로 들어간다.

난 그녀의 자전거와 내 자전거를 자물쇠로 묶어서 포장마차 뒤편으로 옮겨두고서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벌써 주문했는지 그녀가 앉아있는 자리에는 조개 구이용 번개탄이 불타고 있었고, 주인아줌마는 소쿠리에 조개들을 담고 있었다.


“어쩌다가?”

“소주 사주실래요?”


어두운 곳에서는 몰랐는데 어깨까지 오는 머리에 눈이 동그란 것이 무척이나 귀엽게 생긴 얼굴이었다.

자전거 여행을 제법 했는지 얼굴은 햇볕에 그을려서 제법 까무잡잡했는데 오히려 그것이 그녀의 매력처럼 느껴졌다.


“그러지 뭐! 어차피 미성년자 아니라면서? 아줌마! 두꺼비요!”


아줌마가 조개를 내오면서 소주를 들고 오더니.


“그런데? 이쪽은. 주민등록증 있어요?”


그녀는 준비한 것처럼 주민등록증을 꺼내서 아줌마에게 보여준다.



“미안해요! 우리도 단속에 걸리면 곤란해서. 너무 어려 보인다. 좋겠다.”


아줌마는 조개를 불판 위에 펼쳐주고서 장갑과 집게를 주고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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