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여인의 정사 - 9장. 제 1의 살인 2
(더러운 자식!)
보옥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강철구가 그녀의 팬티를 벗겨냈다.
보옥은 눈을 감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강철구는 몹시 서두르고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짐승처럼 헐떡거리다가 제 풀에 나가떨어졌다.
보옥은 비로소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김민우가 누구예요?"
강철구가 만족스러운 기색으로 담배를 꺼내 물자, 보옥은 넌지시 떠 보았다.
"알 필요 없어."
강철구가 냉랭하게 내뱉었다.
강철구는 마치 보옥이 자신의 노예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김민희는요?"
"그 놈 동생이겠지. 이름이 비슷하잖아?"
"그런데 왜 그런 걸 나한테 물어봐요?"
"경찰이 나한테 물어봤어."
"그래서 뭐라고 했어요?"
"모른다고 했지. 뭘 어떻게 해?"
"그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예요."
"몰라!"
강철구가 재게 끊어서 대꾸했다.
보옥은 더 이상 자세히 물어보면 강철구가 의심할 것 같아 그만두었다.
"커피 마실래요?"
보옥이 거실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한 잔 끓여 와."
"잠깐 기다리세요."
보옥이 주방에 들어가 커피포트에 물을 올려놓자, 강철구는 거실소파에 앉아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대고 있었다.
누구에겐가 따지고 있는 듯 목소리가 낮았으나 거칠었다.
그러다가 수화기를 쾅 내려놓았다.
그리고 또 다시 전화를 걸어댔다.
보옥이 커피 두잔을 타 가지고 거실 소파로 나왔을 때, 강철구는 이미 세 통화나 전화를 건 뒤였다.
"당분간 전 피해 있어야겠어."
강철구가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는 보옥을 제 무릎 위에 앉혔다.
"왜요?"
보옥은 얼굴을 찡그리고 대꾸했다.
강철구의 우악스러운 손이 그녀의 가슴을 마구 주물러대고 있었다.
"경찰이 날 노리고 있어."
"어디로 피해요?"
"부산으로 내려가야겠어."
"언제요?"
"오늘 밤에라도 내려가야지. 같이 가지 않을래?"
강철구가 다시 커피를 마셨다.
"여자를 주먹으로 때리는 사람하고는 같이 안 가요."
"그래?"
강철구가 입을 벌리고 길게 하품했다.
그는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 왔다.
긴장이 풀린 탓일까.
"왜 그래요?"
여자의 얼굴이 빙그시 웃고 있었다.
"졸 려... 갑...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