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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거미 여인의 정사 - 12장. 제 3의 살인 3

매일같이 0 87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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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그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어루만지며 말했다.

그는 담배를 잡아 입에 물었다.

여자가 라이터를 찾아 불을 붙여 주었다.


"너무 서둘렀지?"


그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은 뒤 아쉽다는 듯이 여자에게 말했다.

여자가 시체처럼 누워 있기만 한 것도 그도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씻고 나와요.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요?"


여자가 요염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시 할 수 있을까?"

"난 아직 기분도 못냈어요."


"아까는 나무 토막처럼 누워 있기만 했잖아?"

"그럼 처음부터 달려드는 여자가 어디 있어요?"


"그럼 점잖은 뺐단 말이야?"

"빨리 씻고 나와요. 입으로 즐겁게 해드릴께요."


"알았어."


그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행위가 끝난 뒤의 여자의 몸은 대개 추해 보이는데. 이 여자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다시 한 번 여자와 그 짓을 한다면 그는 여자를 충분히 만족스럽게 해 줄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왔다.

여자가 그동안 맥주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한 잔 드세요."

"응."


그는 소파에 앉아 여자가 다라 놓은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여자가 그의 하체를 요염한 눈으로 쏘아 보고 있었다.


"뭘 보는 거야?"

"보는 것도 마음대로 못봐요?"


여자가 고개를 젖히고 웃었다.

그러자 여자의 커다란 젖가슴이 출렁 거리고 흔들렸다.


그는 여자를 안아 무릎 위에 앉혔다.

한손으로 탐스러운 여자의 가슴을 움켜쥐고 다른 한손으로 맥주를 마셨다.


"술이나 마셔요."


여자가 깔깔대고 웃었다.


"입으로 해준다고 그랬지?"

"몰라요."


여자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때 그는 갑자기 눈꺼풀이 무겁게 감겨져 오는 것을 느꼈다.

이상 하다.

왜 이렇게 졸리지...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술잔을 비웠다.


"한 잔 더 마실래요?"


여자가 요염하게 웃으며 그의 무릎에서 일어났다.


"그래, 입으로 해준다고 그랬지?"


그는 무거운 눈꺼풀을 밀어올리며 말했다.


"그럼 이거 마시고 침대에 누워요."


여자가 빈잔에 맥주를 따르며 그의 그것을 장난스럽게 움켜쥐었다.

그는 밀려오는 졸음을 쫓아버리기라도 하려는 듯이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

그리고 그는 길게 하품을 하며 침대위에 올라가 누웠다.

여자가 침대위로 올라갔다.

그는 아직도 가늘게 눈을 뜨고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는 아주 잠깐 사내의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약속대로 사내의 그것을 향해 입을 가져가는 체했다.


"음..."


사내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사내의 그것은 빠르게 부풀기 시작하고 있었다.


족제비는 눈이 스르르 잠겼다.

아랫도리에 뻐근한 기운이 밀려오고 있었는데도 눈이 감기는 것은 이해할수 없는 일이었다.


족제비가 얼핏 눈을 뜨자 여자가 그의 몸위에서 엉덩이질을 하고 있었다.

여자의 긴 파마머리가 벗겨져 있었다.


"너, 넌...!"


그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여자의 눈이 파랗게 독기를 뿜고 있었다.


"난 홍보옥이야!"


여자가 차갑게 웃었다.


"호, 홍보옥?"

"네 놈들이 거여동에서 윤간한 한 그 여자야.

오직 복수하기 위해 지금까지 기다려 온 난야!..."


그러나 마지막 말은 그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쏟아져 오는 잠을 견딜수가 없었다.




부산 시경 수사과 정한수 과장이 '밀라노 특급 호텔'의 살인사건을 보고 받은 것은 12월 31일 상오 11시경의 일이었다.


그는 관할 k경찰서 수사과 팀을 잠시 머릿속에 떠올렸으나 자신이 직접 현장에 나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밀라노 호텔은 특급호텔 이었다.


특급호텔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므로 매스컴이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들끓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그는 형사 몇 명을 데리고 호텔로 향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밀라노 호텔 2205호실이었다.

스위트룸은 아니 었으나 바닥에 깔려 있는 붉은 카페트와 가구며 집기들이 모두 초 호화판이었다.

그러나 k서 수사요원들로 2205호실은 복도부터 시장처럼 붐비고 있었다.


"어서오십시오."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k서 수사과 강력계장 이민섭이었다.

한때 그의 밑에서 일을 한적도 있는 베테랑 형사였다.


"어떤가?"


그는 형사들이 길을 터주자 객실로 들어서며 물었다.

형사들과 감식반이 목장갑을 끼고 거실 내부를 샅샅이 수색하고 있었다.


"굉장합니다."

"그래?"


"여자의 범행치고는 여간 끔찍하지 않습니다."

"여자의 범행? 그럼 범인을 검거했다는 말인가?"


그는 놀라서 재빨리 이민섭 계장에게 물었다.


"아닙니다. 범인은 이미 아침에 빠져나갔습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해 여자가 범인이라는 것이 판명되었을 뿐입니다."


그것은 뜻밖의 사실이었다.

여자가 남자를 살해했다면 치정에 얽힌 살인사건일 가능성이 유력했다.


사체는 침대 위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나이론 줄로 손발이 침대 네 귀퉁이에 꽁꽁 묶여 있어 마치 사지를 벌리고 누워 있는 듯한 꼴로 죽어 있었다.


치명상은 하복부의 긴 자상이었고 시체의 알몸은 채찍에 얻어맞은 듯한 상처가 수없이 많았다.

그리고 침대는 하복부에서 흘러내린 피로 흥건했다.


"볼상 사납게 죽었군."


그는 바쁘게 지문을 채취하고 유류품을 수거하는 있는 감식반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사체의 죽어 있는 모습으로 보면 우발적인 살인사건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저질러진 사건으로 보였다.


"어떻게 된 거야?"

"피살자와 범인은 어젯밤 늦게 이 호텔로 투숙한 뒤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나이트 클럽에서 춤까지 같이 추고 나서 이방으로 돌아왔답니다.

여자는 그때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었다는데, 이렇게 사람을 죽이고 사라질 정도면 거짓으로 취한 척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목격자들은 많겠군."

"예"."


"그럼 몽타주 작성해서 수배하도록 하시오."

"숙박계의 이름엔 여자의 이름이 홍보옥이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프론트에서 여자의 주민등록증을 보고 기록한 것이라니깐 틀림없을 겁니다."


"그럼 홍보옥이라는 여자가 범인이라는 얘기야?"

"예. 그리고 피살자의 주민등록증은 가짜입니다."


"가짜?"

"예. 피살자의 점퍼 주머니에서 나왔는데 주민등록증의 사진과 시체의 사진이 전혀 다릅니다."


"그럼 남의 주민등록증을 갖고 다녔다는 말인가?"

"예. 피살자도 좋은 인간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그때 땅딸막한 체구의 형사 한 사람이 신문지에 싼 사진을 그들 앞에 가지고 왔다.


"그건 뭔가?"

"사진입니다.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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