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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불륜야설) 유부녀와 유부남 4편

육덕와잎 0 256 0 0

대문을 나설 때는 누군가 지켜보는 것같아 부리나케 도망을 치듯 종종걸음으로 앞만 보고 똑바로 걸었다.

택시는 쉽게 잡혔다. 방금 골목길을 빠져 나올 때도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고, 택시에 올라 타서도 다시 몇 번이고 뒤돌아다 보았다.


누군가가 지켜보는 듯한. 그 정체가 확실해 진다. 지금 학교에 있을 남편이다.

자꾸만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마음에 호흡을 가다듬었다. 마음속으로 '침착하자 침착해야 해' 하면서 몇 번이고 가슴을 다독거렸다.

택시 차창밖으로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다.


눈을 감았다. 많은 생각들이 또 뒤엉키고 있다.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 몸의 한 부분이 불구는 아닐까? 아닐 거야. 

말투나, 하는 일을 보면 절대로 그런 사람은 아냐.

그런데 어떻게 벌건 대낮에 모텔을 들어가지? 방안에 들어서서는 어떡하지? 옷을 벗긴다면? 순순히? 또 다시 두려움과 불안, 

초조 등이 범벅이 되어 가슴을 억누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 그리고 전화를 해서 오늘은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해? 그럼 남자가 화를 내지 않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동안 택시는 순식간에 나를 모텔앞에 내려놓았다. 비가 내리는 탓인지 오가는 행인들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고개를 숙인 채 앞만 보고 모텔문을 밀고 들어섰다. 문소리에 조그만 창구같은 문을 통하여 중년 여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남편이 이곳에 있다고 전화를 했는데."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거짓말을 미리 준비했던 것처럼 리허설을 마친 대사같이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     *     *     *     * 


비가 오는 탓에 커튼으로 한 겹 더 가려진 방안은 훨씬 더 어두침침하다.

맥주 한 병을 단숨에 비웠다. 정말 올까? 쉽지 않을 텐데? 여자 혼자서 대낮에 모텔엘? 

출장 때문에 모텔을 무시로 이용하는 나도 출입할 때마다 늘 어눌한 마음인데.


방 안을 이리저리 서성이다. 가끔 커튼를 살짝 들추고 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방문에 귀를 대보기도 했지만 아직은 아무런 인기척도 없다.


'침착하자! 침착해야.해! 근데 왜 이렇게 가슴이 뛰는 거야 .젠장.'


다시 맥주 한 컵을 단숨에 비웠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할 일을 생각했다.

그녀가 전화를 받고 곧 바로 택시를 탄다고 해도 삼십 분 정도의 여유는 있다. 옷을 벗고 욕실에 들어가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하지만 자지는 세심하게 닦았다.


비누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한참 동안이라고 생각될 때까지 씻어냈고, 젖은 몸을 수건으로 닦은 다음 욕실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양복 윗저고리만 옷걸이에 걸어두고 셔츠차림 그대로 옷을 다시 입었다. 손목에 매달린 시계로 자꾸만 눈이 간다.


'이 여자 정말 오면 어쩌지? 혹시 안 오는 것은 아닐까? 그럴 리는 없겠지만.만약에 내 얼굴을 알아본다면?'


내 머릿속에는 질문들만 가득할 뿐이지 그에 대한 답은 하나도 없다. 손바닥에 진땀이 나서 다시 욕실에서 땀을 닦았다.

초조하고 괜스리 불안한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하며 호흡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그녀였다. 정면으로 눈길이 마주치는 순간 그녀는 물론 나도 곧장 고개가 숙여진다.


"어.어서 들어오세요"


방문을 닫으며 복도 인기척을 살폈으나 아무도 없다. 문단속을 하고 몸을 돌리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침대 모서리에 걸터 앉아 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지만 특별히 어색함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가슴만 심하게 뛸 뿐.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옆에 나란히 앉으며 입을 먼저 열었다.


"미안해요. 힘들지 않았어요?"


대답이 없다.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 그런 여자에게 갑자기 측은지심이 발동한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갸냘픈 어깨 위에 팔을 올려 감싸안았다.

스르르 힘없이 무너져 오는 그녀의 상체를 가슴으로 껴안았다. 그리고 두 팔에 힘을 넣으며 천천히 얼굴을 아래로 내려갔다.

마악 양치를 하고왔는지 민트향의 상큼한 향기가 풍기는 입술. 나는 그녀의 입에 입술을 붙여갔다.

부드러운 피부, 가까이 느껴지는 온기,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있는 그녀는 내게 모든 걸 맡기는 것같았다.


영화에서나 보는 그런 멋진 키스는 생각도 나지않았다. 숨이 막히는지. 살짝 입술이 벌어지며 나지막히 한숨을 내쉰다

그 틈을 놀치지 않고 혀를 쏙! 밀어넣었다. 헉! 하고 짧은 비명이 새어 나왔으나 나의 입술이 그 비명을 막아버렸다.

상큼한 민트향에 섞여 전해져오는 달짝지근한 맛, 조심스럽게 입안을 훑어나갔다.

적당히 촉촉하고, 매끄럽고, 뜨거운 입술. 마지막으로 입술을 살짝 깨물어주는 동안에도 그녀의 혀는 움직임이 없었다.


"내 눈을. 봐줄래요?"


그제서야 눈을 뜬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다본다.

가늘게 반달을 그린 쌍꺼풀, 앞트임이 시원한 커다랗고 이쁜 눈이다. 그 눈이 지금 나를 응시하고 있다. 

다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으음.나.당신을 안고 싶어.요 "


어떻게 그런, 전혀 준비되지 않았던 말이 내 입에서 흘러나왔을까.


"안 되면 안된다고 말해요. 이 순간부터 모든 걸 당신 뜻대로 할테니."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대답이 없다. 나는 침묵의 의미를 긍정으로 받아들였고.먼저 투피스 상의를 벗겼다. 

가볍지않게 떨고 있음이 파르르.손으로 전달되어 내 가슴을 두들긴다. 그러나 내 손의 움직임을 멈출 수가 없다.


천천히 스커트 밑으로 들어간 손끝에 허벅지 깊은 곳이 닿는다. 그곳에서부터 스타킹을 천천히 말아 내리기 시작했다.

스타킹을 발에서 빼낼 때는 그녀가 발끝을 들어 도와준다. 다른 쪽도 마찬가지.


손에 진땀이 배어있다. 그녀의 살결에서 묻은 것인지, 내가 흘리고 있는 것인지 분간을 할 수 없다.

다시 입을 맞추면서 블라우스 단추를 위에서부터 하나씩 보지도 않고 끌렀다. 쌔근거리는 숨소리가 귀에 들린다. 

참으려고 했던 듯 몰아쉬는 것이 호흡이 분명하다.

블라우스를 벗겨냈을 때, 그녀는 심하게 몸을 떨었다. 두 팔로 그녀를 감싸 안았다.


"두려워요? 불안해요?"

"...!! "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그녀.


"그럼, 그냥 이야기나 할까요?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요.원하는 대로 할게요"


역시 아까처럼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귀에는.'당신뜻에 따를게요'라고 말하는 것같이 들려왔다.


검은색의 얇은 슬립이 드러나고 그 아래로 레이스 달린 브래지어가 보인다. 나는 잠시 몽롱한 눈을 깜박이며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젖무덤을 찾아나갔다.

무슨 말을 해야할 지.나는 그냥 젖무덤에 얼굴을 묻었다. 마치 어릴적 엄마의 가슴처럼 포근하다. 뭉클한 그 느낌이 너무나 부드럽고 따듯하다.

내가 느낀 그 촉감을 더 이상 어떻게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입술을 움직인 것 같은데 유두를 빨았는지.젖무덤을 핥았는지도 기억이 없다.

단순하게 그녀의 가슴쪽 살덩이를 한 입 가득 베어물고 혀끝을 움직인 것도 같은데.

다른 쪽 유두에서 입을 떼고 배를 타고 내려오는 내 입술. 그 순간 스커트의 후크를 끌렀다. 

무의식의 본능인지 엉덩이를 슬쩍 들어서 스커트를 벗기기 쉽게 해 주었다.


손끝이 팬티 고무줄에 머물렀으나, 감히 벗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나. 그때 지금까지와는 달리 뜨거운 입맞춤을 해오는 그녀. 

서로의 입술을 거칠게 빠는 순간.내 손끝에 걸린 팬티가 아래로 내려가고  그리고 부르르 떨어대는 그녀 몸의 진동이 내 몸 전체로 전달되어 왔다.

그러면서도 스타킹,스커트를 벗길 때처럼 엉덩이를 들어서 팬티를 벗기는 내 손길을 도와주는 그녀의 행위가 내게 커다란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게한다.

내 입술이 수풀 무성한 델타지역에 묻히고 이내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기시작했다. 일탈, 그 부적절한 관계는 그렇게 문을 열었다.


*     *     *     *     * 


남자가 말해준 306호실, 누군가가 보면 어쩌나 싶어 서둘렀기 때문에 종종걸음으로 앞만 보고 방문 앞에 섰다. 

방문앞에서 잠깐 머뭇거렸을 뿐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심호흡을 서너 번해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고 문을 두드리자, 이내 방문이 열리고 환한 얼굴이 보인다. 

나는 뒤도 돌아다보지 않고 방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방안에 들어선 순간부터 나는 그 남자의 고분고분한 포로. 

그가 손짓하는대로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고, 남자가 맥주를 마시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쌔근거리는 가쁜 숨소리가 그에게 들릴까봐 걱정했다.

가슴이 떨려서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어서였다. 

하지만 남자를 보는 순간 불안감은 한 순간에 사라지고, 다행이랄까, 남자의 얼굴에서는 어떤 불량스러움도 보이지않았다.


'들어오세요'라고 말할 때 남자의 떨리는 목소리, 그도 나처럼 떨고있었다.

남자가 내옆에 앉아 어깨에 팔을 둘렀을 때, 나는 가볍게 부르르 떨었다. 마치 처녀들이 첫 경험을 할 때처럼.

그러나 나에게는 첫 경험의 기억이 없다.

형부와 언니, 그리고 남편이 될 지금의 남편과 저녁 식사를 끝내고 집에 데려다 준다는 그의 말에 택시를 같이 탔었는데, 도착한 곳은 남편의 하숙집이었다.


남편 손에 강제로 끌려 들어간 하숙방에서의 강간. 

내 발버둥은 운동으로 단련된 남편의 힘센 손에 의해 제지당했고 바보스럽게도 '도와주세요!' 라는 말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토해내지 못했다. 

참으로 어리석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는 그런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창피스러웠기 때문이다.


남자가 내 옷을 한 가지씩 벗겨낼 때, 나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지금 꿈을 꾸고 있나 생각했다. 

부드럽고 열정적인 입술, 내가 당황할까봐 서두르지 않는 섬세한 그 손길에 내 가슴은 터질 것만 같았고, 

그래서 저항이란 단어는 머릿속에 떠올릴 수도 없었다. 

남자의 손길과 입술의 궤적을 따라 내 몸의 감각들이 불에 덴 듯 뜨거워질뿐,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의 손은 조각가가 조형물을 빚듯 내 몸을 새롭게 만들어주었고, 나는 내 몸이 조각품처럼 아름답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남자의 입술이 내 중심부 음부에 머물렀을 때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고, 나도 모르는 사이 두 다리는 양옆으로 스르르 벌려졌다.


*     *     *     *     * 


그녀의 비지를 자극하며 차츰 열기에 빠져드는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소담스런 화원에 조그만 자극을 가 해도 간헐적인 신음을 흘리며, 가늘게 허벅지살을 푸르르 떠는 그 모습이 너무 자극적이다.

이제 부끄럼도 잊었는지 모든 것을 개방하고 보여지는 그녀의 음부, 거뭇거뭇 귀여눈 음모, 균열의 틈새로 보이는 븕은 살점들, 마치 거만한 콧대처럼 오소소 고개를 치켜 든 여성의 핵심, 그것들은 욕망의 불길에 기름을 꺼얹었다.

촉촉한 습지를 열어젖히고 나비의 날개를 닮은 살점을 입속으로 감아 올리며, 손끝에 달아오른 클리토리스를 살살 굴려갔다.


그러나 그녀의 음부를 입으로 빨고 애무한 그것들은, 정신없이 서두른 와중에 겪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형편없이 서툴기 짝이 없는 오랄, 누가 뒤쫓아 오는 것처럼 거칠게 헐떡거리던 나는 언제 옷을 벗고 그녀 배위에 올라갔다가 내려왔는지 기억이 없다. 

입구가 어딘지도 모르고 헤메다가 소용돌이치는 열탕속으로 아랫도리 중심이 푸욱 빨려들어간 것 같은데, 허리를 몇 번이나 흔들었을까? 

안되는데, 아직 사정하면 안 되는데, 하지만 그런 생각과 더불어 나는 그녀의 배위에서 축 늘어지고 말았다.

너무나 어이없고 허무하게 내 몸에 있던 모든 기운이 사정과 함께 빠져나간 것이다.


가임기인지 모르는데  질내사정을 해도 되는지, 한 번쯤은 물어봤어야 하는데 하지만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어있었다. 

토끼보다도 더 빠르게 싸버린 나는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미.미안해요. 내가 너무 흥분했나 봐요. 정말 미안해요"


그렇게 말하는 내 목소리는 자꾸만 목안으로 기어들어간다. 말로만 그런게 아니라 정말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근데 그녀는 가만히 두 팔로 내 머리를 감싸안는게 아닌가.


*     *     *     *     * 


소리없이 눈물이 흐른다. 여자의 그 곳을 애무받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다.

아~! 이런 게 사랑이구나. 

그렇게 감미롭고 부드럽고 따스할 줄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 

나는 남자의 입술과 손길에 넋이 나간 듯 마치 술취한 사람처럼 몽롱해졌고, 

가물거리는 기억속으로 낯선 이물감이 들어왔을 때, 헉! 하고 숨이 넘어가는 것만 느꼈을 뿐이다. 


호흡을 멈춘 내 귓가에 남자의 속삭임이 꿈결처럼 들려온다. '미안해요' 라고.

남자의 그 속삭임에 나는 '뭐가 미안해요. 오히려 내가 고맙고, 당신에게 감사한데'

하지만 그 말은 내 입속에서만 뱅뱅 맴돌았다.


남자에게 밀착된 내 몸을 살그머니 떼었다. 땀에 젖은 내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남자의 손길, 그에게 끈적끈적함을 주는 것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다. 

벌거벗은 채 후다닥! 욕실쪽으로 뛰어갔다. 내 등 뒤로 남자의 눈길이 쫓아오고 있음을 느끼면서.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인다. 지금껏 무수히 본 내 자신의 알몸이었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적은 없었다.


"아~그래서 섹스를 사랑의 표현이라고 하나봐! "


남편과 십수 년을 함께 살며 섹스를 했지만 그것은 껍데기뿐인 관계. 

그에게 사랑받은 내 몸은, 아니 그의 손에 만져지고 입술에 애무당한 내몸은 구석구석 새롭게 살아 반짝반짝 빛나며 생동하는 것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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