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계약 #16장(1)
타닥, 타닥, 타닥!
배를 감싸 쥐고 달릴수록 숨이 가빠 왔다. 어지러워서 바닥과 천장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이를 악물고 발을 앞으로 뻗었다.
멈추면 잡혀.
두려움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마치 악몽을 꾸는 것처럼 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았다.
바닥에 발을 디딜 때마다 배에 통증이 일었다. 아직 완전히 마취가 풀린 건 아닐 텐데 통증이 강해질수록 겁이 났다.
쓰러질 거다, 곧. 분명 쓰러지고 말 거야.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게 느껴질수록 입 안 살을 짓씹었다.
턱을 타고 피가 흐르는 게 느껴졌지만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당장 이 지옥에서 탈출해야 했다.
애애애애앵―
“!”
뒷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시끄러운 경보음이 사방에서 울렸다. 귀를 먹먹하게 할 만큼 크게 울리는 경보음에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
다 끝났어.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거리며 주저앉으려는데 누군가가 팔을 잡았다.
“일어나. 너 여기서 쓰러지면 죽어.”
몸을 일으키는 커다란 손을 보고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었다.
“당신은…….”
***
달칵.
경호원이 고급 세단의 뒷좌석 문을 정중히 열자 정혁이 안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대기하고 있던 차 실장도 조수석에 올라탔다.
저택을 빠져나오는 동안 차 실장이 일정 브리핑을 했다.
“오늘은 오전부터 본사 회의 세 건이 연달아 있습니다. 이건 저와 고 비서가 참석해서 내용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회장님께선 이 비서와 함께 11시에 있는 임원 회의에 참석하신 뒤 오후에 AQ 자동차 제2 공장 이전 부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수원입니까.”
“네.”
정혁이 묻는 말에 차 실장이 대답했다.
운전석에 있는 승준은 룸미러로 정혁을 힐끔 쳐다봤다. 브리핑을 들으면서도 정혁은 결재 서류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이제 괜찮으신가.’
정혁은 한동안 승준이 알지 못하는 이유로 업무를 보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완전히 일을 내팽개친 정혁은 이상하긴 했다. 그가 알던 총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으니까.
‘이상한 건 미국에서 갑자기 한국을 하루 만에 오가던 그때부터긴 하지만.’
그러고 보니 그 뒤로 조금씩 이상하더니 얼마 전엔 2개월간 완전히 연락이 두절됐다.
그때 차 실장이 자세한 말을 해 주진 않았지만 차 실장도, 인영도 뭔가 알고 있는 눈치였다. 초조해하는 자신과 달리 별다른 동요가 없어 보였으니.
‘나만 모르는 건가.’
한편으로는 자신만 모르는 게 서운하기도 하고 궁금했지만 개인적인 문제라 생각해서 더 묻진 않았다.
그 뒤로 차 실장 말대로 다시 업무로 복귀한 정혁의 얼굴은 놀랄 만큼 까칠해져 있었다.
‘뭔가 마음고생 심하게 한 일이 있던 거 같긴 한데…….’
지금은 다시 좋아지고는 있지만 갑자기 얼굴이 반쪽이 돼서 나타난 정혁이 그동안 대체 어디서 뭘 한 건지는 의문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기다린 일이 가장 중요한 국면에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저 남자의 정신을 완전히 빼놓은 게 대체 뭘까?
승준이 운전하면서도 룸미러를 힐긋거리고 있는데 차 실장이 정혁에게 말했다.
“회장님. 지금 에드워드에게 4C까지 진행됐다는 보고가 왔습니다.”
결재 서류에만 시선을 두고 있던 정혁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힐끔거리던 승준이 얼른 전방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생각보다 진행이 빠르군요.”
정혁이 하는 말에 차 실장이 보고 있던 태블릿 PC로 곧장 스케줄러를 열었다.
“네. 다음 달 일정을 다음 주로 앞당겨야 할 것 같습니다. 월요일에 출국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대답한 정혁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보던 서류를 마저 확인하기 시작했다.
***
“저, 한희민 씨.”
희민이 작은 화병을 들고 작업실을 나오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불렀다.
돌아보니 같이 수업받는 회원 중 한 명이었다.
나이는 자신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린 것 같았고 단발머리에 수수한 인상을 가진 여자였다.
‘이름이 뭐였더라?’
대화는 몇 번 해 봤지만 이름 부를 일이 없어서 잠시 생각해 보니 윤미리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처음 회원들끼리 자신을 소개하던 때 들었던 이름이었다.
“네. 윤미리 씨.”
몸을 돌려 마주 서자 미리가 가만히 희민의 얼굴을 쳐다봤다. 빤히 보는 그 시선을 희민이 의아하게 생각할 때쯤 미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전에 세양그룹 다니던 분 아니세요?”
희민의 눈동자가 드러나지 않게 흔들렸다.
“제가 전에 거기 입사 지원서 넣었거든요. 떨어졌지만. 그때 인터뷰 인상 깊게 봤었는데 이름도 똑같고, 혹시 그분이 맞나 싶어서요.”
호기심이 가득한 미리의 얼굴을 희민이 엷은 미소로 마주했다.
“가끔 그런 소리 듣는데 제가 흔한 얼굴인가 봐요.”
“아! 그런 의미로 말한 건 아니었는데.”
미리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실례라고 생각한 듯 그녀는 곧바로 사과했다.
“미안해요. 제가 실수했나 봐요. 얼굴도 닮았는데 이름까지 똑같아서…….”
“아니에요. 정말 종종 듣는 말이라 괜찮아요. 그럼 다음 수업 때 봐요.”
가볍게 고개를 숙인 희민이 웃는 얼굴로 돌아섰다.
‘……다행이다.’
표정이 많이 굳지 않아서.
이런 질문을 직접 받은 건 처음이었다. 순간 많이 당황했는데 표정에 드러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희민은 진심으로 안도했다.
그때 누군가의 구두가 눈앞에 들어왔다.
바닥을 보고 있던 희민이 고가의 클래식슈를 보고 시선을 위로 올렸다.
“정혁 씨?”
예상치 않게도 정혁이 앞에 서 있었다.
아직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정혁을 의아하게 바라보는데 그가 희민의 손에서 화분을 가져갔다.
“오늘 밤엔 일정이 있어서 함께 식사 못 할 거 같아서 왔어. 집까지 바래다줄게.”
자연스럽게 그녀의 화분을 든 그가 다른 손으로는 희민의 손을 잡았다.
순간 희민이 그에게 잡힌 손을 쳐다봤다.
‘이렇게 손을 잡는 건 처음인데…….’
묘한 기분이었다. 처음 만난 날 훨씬 야한 관계를 맺었는데 그다음에는 키스를 하게 되고, 손을 잡게 되고…….
남들이 시작하는 스킨십의 반대로 가고 있는데 이상하게 심장은 더 간질거린다.
“가지.”
정혁이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희민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훤한 낮이라 그런가. 화분을 든 슈트 차림의 조각남에게 닿는 시선이 오늘따라 남달랐다.
집까지 가는 동안 동네 여학생들까지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 희민은 괜히 멋쩍어지는 기분이었다.
집 앞에 멈춰 서자 희민이 정혁을 올려다봤다.
“여기까지 바래다주려고만 온 거예요?”
“잠깐이라도 볼 수 있잖아.”
정혁의 사심 없이 웃는 얼굴에 희민이 작게 눈을 굴렸다.
“……왠지 미안한데.”
사실 집까지 오는 동안 내내 고민했었다.
‘차 한잔하고 가라고 할까?’
하지만 솔직히 집까지 올라가서 아무 일 없이 있을 자신이 없었다. 이젠 정혁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믿지 못했다.
그와 함께 있을 때마다 느껴지는 열기는 점점 더해져서 이젠 눈빛만 마주쳐도 숨이 달아오른다.
이런 상황에서 집에 단둘이 있게 되면 정말.
‘그래도 이대로 헤어지긴 아쉬운데.’
희민이 눈을 굴리며 내면의 갈등을 느끼는데 문득 정혁이 잡고 있는 그녀의 손등을 엄지로 가만히 쓸었다.
“이거 좋네.”
“네?”
무슨 말인가 싶어 희민이 시선을 들어 올리자 정혁이 잡은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한 엷은 미소를 지은 얼굴로 손등을 쓸던 정혁이 희민과 시선을 맞췄다.
“이렇게 손잡고 있는 거 좋다고. 놓고 싶지 않아져.”
“아…….”
마치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풋풋한 남학생 같은 말에 희민은 잠시 당황했다.
‘뭐야, 난 같이 위로 올라가서 벌어질 일에 대한 상상을 하고 있었는데 이 남자는 손잡는 거에 들떠 있던 거야?’
자신이 타락한 사람 같아서 민망해진 희민의 얼굴이 슬쩍 붉혔다.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는데 정혁이 손을 가만히 잡고서 말했다.
“오늘부터 한동안 못 볼 거 같아. 다음 주부터 미국에 나가 있어야 해서 그 전에 해야 할 일들이 있거든.”
“미국요?”
갑작스러운 말에 희민이 다시 정혁을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정혁은 주기적으로 미국에 다녀오곤 했다. 뉴욕에 있던 그의 빌딩과 펜트하우스를 떠올리던 희민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때 거기 가는 거죠? 얼마나…….”
“2주 정도.”
“2주나요?”
희민이 눈을 크게 뜨며 묻는 소리에 정혁이 웃었다.
“왜, 한동안 못 본다니 아쉽나?”
그가 부드럽게 손등을 쓸며 농담처럼 물었다. 사심 없이 미소 짓고 있는 그를 희민이 잠자코 바라봤다.
“……아쉽죠.”
예상하지 못한 말인 듯 정혁의 눈썹이 일순 꿈틀거렸다.
“요즘 매일 봤잖아요. 잠깐씩이라도 매일 보다가 한동안 못 본다고 하니까…… 아쉽죠. 이제야 당신을 제대로 알아 가는 기분이었는데.”
희민은 왠지 자신이 지금 투정을 부리는 것 같았다.
정말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들처럼 손을 잡고 집 앞에서 왜 멀리 출장을 가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자신이 유치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해도 놀랄 정도로 정혁의 출장 소식이 서운하게 다가왔다.
정말 진심으로 그를 2주나 못 본다는 사실이 암담하게 느껴졌다.
“…….”
시선을 살짝 내린 채 웃음기 없는 그녀의 얼굴을 정혁이 조용히 들여다봤다. 한동안 말없이 보고 있던 그가 입을 열었다.
“같이 가겠어?”
멈칫한 희민이 정혁을 바라봤다.
같이?
희민이 조금 놀란 듯한 눈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정혁은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고 진지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금 전의 사심 없는 눈빛은 금세 사라지고 순식간에 어두운 열기가 맺힌 눈동자와 마주치자 희민은 심장이 떨려 왔다.
그녀를 응시하던 정혁이 매끈한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아니야. 이건 못 들은 걸로 해.”
정혁이 손을 놔 주려 하자 이번엔 희민이 그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같이 가요.”
“…….”
정혁이 멈칫거렸다. 그의 얼굴에 놀라움이 어렸다. 하지만 곧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안 돼.”
“왜요? 방금 같이 가자고 했잖아요.”
2주간 떨어져 지내며 서운해하는 것보단 함께 가서 지내는 게 더 낫다는 확신이 들었다.
오늘 단 하루도 이렇게 짧게 만난다는 것에 아쉬워서 집으로 함께 올라가는 걸 고민하고 있을 정도인데 2주라니…….
‘그럴 바에야 함께 가는 게 나아.’
마음을 정한 희민이 정혁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의 눈빛에 무수한 고민이 스쳐 가는 것이 보였다.
속을 숨기는 데 능한 남자인데 지금은 그게 전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렇게 제 눈에 잘 보일 정도이니.
정혁이 미간을 일그러뜨린 채 한숨을 내쉬었다.
“같이 가면…… 그때처럼 계속 한 공간에 같이 있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나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괴로운 듯 찌푸려진 정혁의 눈이 숨기지 못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었다.
“널 안지 않을 자신이 없어.”
“…….”
정혁의 낮은 목소리가 탁하게 잠겼다.
“한번 안으면 그때처럼 손에서 놓지 못하고 계속 안으려 들 거야. 아니, 그때보다 더해. 지금 내 갈증은 그때와 비교되지 않으니까.”
타오르는 그의 눈빛에는 지독한 허기가 맺혀 있었다.
당장이라도 그녀를 삼키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가득 담긴 눈으로 보면서도 그는 희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하고 있었다.
그 눈을 피하지 않고 보고 있던 희민이 조용히 말했다.
“같이 가요.”
그녀의 말에 정혁의 얼굴이 굳었다.
얼마 전, 이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그녀의 립스틱이 엉망으로 번진 얼굴로 잡아먹을 듯 보고 있던 눈빛이 지금 똑같이 타오르고 있었다.
“당신 말 무슨 의미인지 알고 하는 소리예요.”
“……한희민.”
정혁의 목소리가 잔뜩 허스키하게 갈라졌다.
한 손으로 희민의 손을 당겨 허리를 잡아챈 그가 고개를 숙였다.
그의 다른 손엔 화분이 들려 있었다. 화분을 사이에 두고 당장 입술을 삼킬 듯 가까이 다가온 정혁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희민의 입술을 노려봤다.
낮게 헐떡이듯 흘러나오는 숨소리가 덩달아 희민의 숨결까지 뜨겁게 했다.
“읏.”
정혁이 그녀의 도톰한 작은 입술을 살짝 물었다 놔 줬다. 야릇한 쾌감과 고통이 느껴지자 희민의 눈썹이 찡그려졌다.
“지금 빨면 못 멈출 것 같으니까.”
꽉 잠긴 목소리로 말한 정혁이 희민을 놔 줬다. 슈트 안의 단단한 가슴이 흥분으로 들썩이는 게 보였다.
그걸 본 희민의 몸도 열기로 뜨거워졌다.
그가 지금 얼마나 참고 있는지 그의 강렬한 눈빛과 거칠어진 숨결과 그 모든 것이 말하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 저 관능 어린 눈으로 당장 함께 집으로 올라가자고 해도 거부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아니 오히려 열망하고 있는 건 자신인지도 모른다.
지금 참기 힘든 건 그만이 아니라 자신도 똑같다는 게 뜨거워진 열기로 느껴졌다.
정혁이 한 발 뒤로 물러나 희민에게 화분을 건넸다.
“다음 주까지 기다리는 게 죽을 만큼 힘들겠군.”
미간을 일그러뜨린 그가 깊이 숨을 들이켜고 힘겹게 미소 지었다.
“참을게. 그때까진……. 들어가.”
“……네.”
희민이 돌아서서 입구로 향했다. 아쉬운 마음을 누르는 건 그만이 아니라는 걸 알까?
뒤에서 자신을 좇고 있을 남자의 눈을 보면 이번엔 정말 돌아서서 그에게 뛰어들 것 같았다.
희민은 돌아보지 않고 억지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
그녀가 저도 모르게 힘주어 잡고 있는 화분의 그린 수국만이 싱그럽게 피어 있었다.
***
주말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미국에서 지낼 때 필요한 것들을 챙기느라 분주하게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이 됐다. 미국으로 출발하는 날이었다.
그때와 다르게 차 실장이 아닌 정혁과 함께 전용기에 올랐다. 전용기 안엔 차 실장과 그의 비서진들이 타고 있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차 실장이 희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전에도 정중하긴 했지만 그 전과 사뭇 달라진 깍듯해진 태도에 희민은 정혁과 자신의 관계를 차 실장이 알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실장님도 잘 지내셨어요.”
희민이 마주 인사하는데 정혁이 다른 비서들을 소개시켰다. 몇 번 언뜻 본 적은 있었지만 제대로 인사를 한 적은 없던 사람들이었다.
“앞으로 자주 보게 될 테니 인사해 둬. 이쪽은 이인영 비서, 이쪽은 고승준 비서.”
“한희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태연한 인영과 달리 승준은 희민의 얼굴에 시선을 두다가 허둥대며 인사했다.
“그럼 필요한 일이 있으면 부르세요.”
그 외엔 방해하지 말라는 의미의 말을 남긴 정혁이 희민의 어깨를 다정히 안고 안쪽으로 이동했다.
그들이 개인 공간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던 승준이 차 실장이 자리를 비운 걸 보고는 얼른 인영에게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