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가풍운 - 5장
5장 되찾은 무공(武功)
이십대 중반의 한 여인이 자신의 배를 감싸안고는 미소를 지은 채 앉아 있었다.
실로 여인의 미모는 필설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조각처럼 영롱한 이목구비를 지닌 여인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한 가지 흠이라면 눈매가 위로 올라가 매서워보인다는 점 뿐이었다.
여인은 얇은 푸른색 나삼(羅衫)을 걸치고 있었는데 나삼은 여인의 온몸에 찰싹 달라붙어있었다. 그 덕분에 한창 물이 오른 육감적인 그녀의 자태가 훤히 비춰졌다.
놀랍게도 그녀의 아랫배는 터질 듯이 팽팽하게 부풀어 있었다. 그렇다. 여인은 지금 아이를 가진 만삭의 몸이었다.
"부인..."
당패가 웃으며 구숙정(邱淑貞)의 곁으로 다가왔다.
"아, 상공. 종아가 또 발길질을 했어요."
구숙정은 살짝 웃으며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당패는 기분 좋게 웃었다.
"하하, 우리 종이가 나중에 아주 크게 될 것이 틀림 없군!"
곧이어 두 남녀가 전라의 모습으로 뒤엉켰다.
당패는 여인의 몸 위에 올라탄 채 두 다리를 어깨위로 올린 채 힘껏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비릿하면서도 달콤한 여체의 살내음.
흐드러진 듯 활짝 피어난 여인의 음란한 꽃잎.
사내와 여인의 거친 숨소리.
뜨거운 열기 속에서 당패는 요동치는 여인의 젖가슴을 두 손으로 마구 주무르며 외쳤다.
"허어억...형수...너, 너무 좋소..."
당패의 밑에 깔려 쾌락에 가득 찬 신음을 내지르는 여인은 구숙정이 아니었다. 두응향이었다.
"헉!"
구숙정은 땀으로 흠뻑 젖은 채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악몽의 충격이 그녀의 전신은 부르르 떨리었다.
구숙정은 입술을 꽉 깨물며 차갑게 중얼거렸다.
"짐승 같은 년놈들.”
잠에서 깬 구숙정은 얼굴을 한껏 찡그린 채 침상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바로 그때 내전의 문이 열리면서 이십대의 청년이 들어섰다.
당패와 구숙정 사이에 태어난 일점혈육(一點血肉)이며 장차 당패의 뒤를 이어 사천당가를 지배할 소가주 당종이었다.
당패의 용모를 그대로 옮긴듯 강인하면서도 영준한 외모를 지닌 당종은 막 잠에서 깨어난 모습의 어머니에게 당황해하며 허리를 숙였다.
"소자, 어머님께 문안인사 드립니다."
잠자리에서 막 깨어난 탓에 조금 흐트러진 모습의 구숙정은 얇은 나삼(裸衫) 하나를 걸치고 있는 상태였다. 그 탓에 풍염한 그녀의 젖가슴을 감싼 붉은 젖가리개는 비춰지고 있었고 앞가슴의 희디 흰 살결도 살짝 드러나있었다.
구숙정은 지금 자신의 옷차림을 뒤늦게 깨닫고는 앞가슴을 여미며 날카롭게 외쳤다.
"고개를 숙이거라!"
당종은 재빨리 모친 앞에 부복했다.
당패를 닮은 아들을 보자 구숙정의 얼굴에 섬뜩하리만큼 무서운 노기가 어렸다.
"인사가 끝났으며 썩 물러가거라! 그리고 네 애비는 언제나처럼 여기 없으니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구숙정의 눈에서 새파란 독기가 줄기줄기 뻗어나갔다.
당종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당종은 모친의 분노 앞에서 전신이 굳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 없었다.
반드시 어머님에게 보고해야 할 아주 중대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님, 시비들의 보고에 의하면 당정의 상태가 더욱 악화되어 이제는 운신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마치 주화입마에 다시 걸린 것처럼..."
구숙정은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이내 그녀는 차갑게 웃었다.
"호호호, 그놈이 그렇게 됐단 말이지? 아주 흥미롭구나."
당종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무공을 못 쓰는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무리한 수련. 혹은 무리한 운기행공으로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흥, 놈이 최후의 발악을 했나 보구나. 하지만!"
구숙정의 눈이 냉혹하게 빛났다.
"어쩌면 놈의 어그러진 기혈과 망가진 내공이 다시금 회복하려는 징조일지도 모른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당종이 놀란 얼굴로 구숙정을 쳐다보았다.
"서...설마!"
잘못하면 전 다시금 당가의 정당한 후계자 문제로 부딪쳐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는 아들을 내려다보던 구숙정은 고개를 젖히며 교소를 터뜨렸다. 그 기세에 그녀의 앞섶이 흐트러지며 가슴골이 훤히 드러났다.
모친의 눈부신 속살이 일부나마 노출되자 당종은 당혹해했지만 구숙정은 옷매무새를 바르게 할 생각도 하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호호홋! 걱정 말거라! 애미가 말한 것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너의 말처럼 다시금 주화입마에 빠져 죽음 직전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그러나..."
구숙정은 싸늘한 표정으로 이를 바득 갈았다.
"방심하면 안 된다! 모든 경우를 대비해야 마땅하지. 자칫 헛점을 보여 두응향년과 당정놈이 우리들의 자리를 뺏으려 하게 놔둘 수는 없으니 말이다!"
내전을 빠져나온 당종은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마와 등에는 긴장으로 인해 식은 땀이 맺혀있었다.
(어머님의 성정은 날이 갈수록 무서워지는 것 같구나.)
물론 당종은 그 원인이 아버님과 어머님 사이의 불화에 있음을 알고 있었다.
당가에서 가주와 가모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수군거림을 듣지 못한 이가 없을 정도였다.
한때는 벌써 몇 년 째 가주가 가모와 동침을 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시녀들 사이에서 돌기로 했다.
그 소문이 귀에 들어간 구숙정의 분노에 의해 시녀들이 대대적으로 처벌당하고 밤에는 시녀들이 자신의 곁에 가까이 있지 않도록 한 뒤에는 잠잠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일부는 그 소문을 알고 있었다.
당종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버님을 이해할 수 없군.)
당종은 비록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다고 하나 당가의 삼대미녀로 꼽힐 정도로 여전히 아름다운 모친을 가까이 하지 않는 아버님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또 야속했다. 그리고 여전히 감싸주시는 두응향과 당정.
(당정!)
당종의 얼굴이 굳어졌다. 어머님의 말처럼 당정의 무공이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실로 심각한 문제였다.
당종은 속이 답답해지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이전의 그 방법을 써야 될지도 모르겠군.)
당종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툭... 툭....
결코 사람 귀에는 들릴 수 없는 소리이건만 당정은 마치 천둥소리처럼 귀청을 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막혀있던 세혈(細穴)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트면서 진기가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 힘은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허나 이 조그만 움직임이 회생의 전조였다. 그리고 그 끝은, 그 끝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그때 복수의 칼날이 뭇 군중들의 머리 위에서 죽음의 춤을 출 것이다.
눈꺼플이 무거워 한참을 애를 쓴 뒤에야 눈을 뜰 수 있었다.
방안의 공기는 훈훈했다. 굵은 촛불에서 주위로 퍼지는 붉은 불빛 또한 아늑하기만 하였다.
어머니의 방이었다.
덮고있는 이불에서, 콧속에 아리는 형용할 수 없는 향기가 코끝에 맴돌고 있었다.
어머니는 침의(寢衣)를 입은 체, 경대 앞에 앉아서 얼굴을 만지고 있었다. 얇은 침의를 통해 굴곡진 어머니의 몸이 비쳐 보였다.
가늘고 긴 목덜미에 잔털이 귀엽게 나있는 것이 보였고, 그 위로 구름같이 긴 머리가 틀어져 올려있었다.
경대를 통해 어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무엇이 고민인지, 고운 아미는 잔뜩 주름져 있었고, 눈동자는 넋을 놓고 있었다. 그 밑에 붉고 단아한 어머니의 입술이 굳게 다물려 있었다. 아마,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저리 인상을 쓰고 있으리라.
문득 당정은 그 사실이 기꺼워 졌다. 자신의 걱정을 하는 어머니가 좋았다. 더 아팠으면, 평생 이렇게 어머니의 침상 위에 누어 아팠으면 하는 심정도 들었다. 그러면 어머니는 나 때문에 슬퍼하며 내 옆에만 있으리라...
그때, 경대를 통해 당정과 어머니의 눈이 마주쳤다.
당정은 걱정에 빠져 찌푸려져 있던 어머니의 변화를 보았다. 깊게 주름잡히어 있던 어머니의 아미가 펴지고 동그란 눈이 커지면서 그 눈동자에 희열이 어렸다.
단아하게 닫힌 한쪽 입가가 비틀어지면서 한쪽으로 치켜 올라가며 붉은 입술사이로 하이얀 치아가 보였다. 환희에 빛나는 어머니의 미소였다.
어머니는 일어나서 당정의 옆에 앉아서 손을 들어 아들의 이마를 짚어주었다. 어머니의 손은 작았다. 그리고 따뜻했다.
어머니가 한쪽으로 몸을 비틀면서 당정의 이마를 짚는 바람에 얇은 침의가 양쪽으로 살짝 벌어지며 깊게 패인 젖가슴의 계곡상단이 보였다.
당정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온 어머니의 입에서 달콤한 입 냄새가 좋았다. 당정은 어머니가 눈치 체지 못하게 그 내음을 폐부 깊숙이 들이쉬었다.
어머니가 마치 속삭이듯이, 초봄의 새싹을 희롱하는 봄바람처럼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
괜히 당정의 눈이 눈물이 핑 고였다. 어머니는 다 큰 아들의 눈에 눈물이 어리자 가볍게 혀를 차며 눈가를 홈쳐 주었다.
"우리 정아가 갈수록 어린애가 되는 것 같군."
어머니가 가볍게 상체를 숙여서 당정을 안아주었다. 코끝에 분가루를 바른 듯 하이얗고 솜처럼 부드러운 어머니의 젖가슴이 닿았다.
젖가리개 속에 숨어있을 어머니의 젖꼭지가 느끼어져서 당정은 순간 당황했다. 허나 이내 긴장이 풀리면서 온몸으로 어머니의 따뜻한 품을 만끽하였다.
본능적으로 입을 살짝 벌리고 어머니의 젖꼭지를 찾았다. 너무나 쉽게 어머니의 젖꼭지가 있는 부위를 찾아내었다. 그것은 마치 회귀 본능과도 같은 것이었다.
입술로 어머니의 젖꼭지를 깨물었다. 침의와 젖가리개는 너무나 얇아서 어머니의 젖꼭지의 감촉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당정을 안고 있던 어머니의 팔이 미미하게 경련을 했으나 이내 다시 아들의 머리를 가슴 깊숙이 끌어안았다.
당정은 계속 입을 벌름이면서 어머니의 젖꼭지를 빨려고 했다. 그것은 마치 갓 태어난 새끼가 어미의 품을 찾아 젖을 빨려는 행동이었다.
부드런 손길이 당정의 얼굴을 잡아서 살며시 떼어냈다. 당정은 어머니의 몸체 너머로 들어오는 희미한 촛불을 보았다. 그리고 어머니가 침의를 벌리고 젖가리개에서 한쪽 유방을 꺼내는 것을 보았다.
어머니의 팔이 다시 당정의 머리를 품안으로 당기었고 당정은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어머니의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맛있는 것을 아껴서 먹듯이 당정은 어머니의 젖꼭지를 혀로 돌리면서 빨았다.
점점 어머니의 젖꼭지가 단단하게 일어나면서 커지는 것을 느끼었으나 당정은 아랑곳 않고 어머니의 젖꼭지를 마냥 빨고만 있었다.
당정은 또다시 눈꺼플이 무거워 지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당정의 어깨에 물을 끼얹는 어머니의 손길은 언제까지 계속 될 것만 같다.
그러던 손길이 당정의 가슴을 이어서 더 밑으로 내려와 복부를 가볍게 문질러 주었다.
당정은 피부를 살짝살짝 스치며 닿는 모친의 손길이 간질날 정도여서 당정은 몸에 소름이 끼쳤다.
당정은 물에 젖은 손을 들어올려 어머니의 귀 옆이마를 쓰다듬었다. 옆 머리카락이 물에 젖에 윤기가 나는 것이 봄에 피는 꽃처럼 새초롬해 보였다.
어머니가 당정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다소 부끄러운 듯 얼굴이 살짝 상기되었다.
어머니의 몸에서 머리에서 향기로운 내음이 났다. 풍성한 머리 밑으로 조그맣게 달려있는 귀가 귀여웠다.
당정은 문득 그 귀에 입을 맞추고 싶었다. 그리고 그 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고 싶었다. 어머니를 즐겁게, 행복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충만해졌다.
당정은 어머니의 머리를 당겨 나직이 말했다.
"어머니, 너무 아름다워요."
당정의 입술이 조그만한 귀에 스치듯이 말을 하자 어머니가 목을 움츠렸다. 당정은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의 귀볼을 살짝 깨물었다.
이번에는 어머니의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이 확연히 느끼어졌다.
"얘는..."
하지만 어머니는 당정에게서 떨어지려 하지는 않았다.
"으음...."
어머니가 나직한 신음소리에 당정은 기뻐하며 어머니의 귀볼을 살짝 살짝 깨물어주었다.
그때, 당정은 하체의 물건이 서서히 발기하는 것을 느끼었다.
어머니의 귀볼을 애무하면서 발기하는 성기에 대해 당정은 경악했으며 한편으로는 환희에 신음을 질렀다.
폐인(廢人)이 된 이후에 한번도 힘을 쓰지 못하고 죽어만 있던 물건이었다. 어찌 남자로서 걱정이 되지 않았겠는가.
헌데 그것이 다른 사람도 아닌 모친과 같이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되살아났다는 것이 당정으로서는 그저 부끄럽고 쥐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픈 심정이었다.
(세상에 모친을 보고 성기를 발기되는 자식이 있다니....)
당정이 어찌할 줄을 모르고 얼굴을 떼어내자 어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당정을 상체를 씻어주던 손길을 하체로 옮기었다. 그러다가 어머니의 손끝에 발기해서 위를 쳐다보며 성을 내고 있는 당정의 성기에 손끝이 스치었다.
어머니는 놀란 듯이 나직이 놀람의 소리를 냈다.
"어머!"
어머니의 놀람의 소리에 더욱 얼굴이 붉어지는 당정이었다. 허나 어머니는 이내 얼굴색이 평상시로 되돌아오면서 당정을 보고 말했다.
"이제 우리 정아도 다 큰 어른이네... 하긴 벌써 색시를 맞이하고도 남을 때지...."
어머니의 말에 당정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런 당정을 어머니는 마치 재미있다는 듯이 놀려주었다.
"호호... 늠름하기도 하네."
어머니는 나직이 웃으시면서 당정의 성기를 자그마한 손으로 꼭 쥐어 당정을 놀라게 만들었다.
"어, 어머니..."
예민한 성기를 어머니의 고운 손이 쥐고 있다고 생각하자 당정의 몸이 부르르 떨리었다.
어머니는 마치 아까 당정이 자신의 귓불을 깨물은 것을 마치 보복이라도 하듯이 손에 힘을 주어 당정의 성기를 세게 움켜쥐었다.
당정이 입이 벌어지며 신음소리가 나왔다.
"으음..."
당정의 신음소리를 듣고서야 어머니는 자신의 장난이 심한 것을 자각했는지 손을 떼고는 당정의 어깨를 찰싹 소리가 나도록 쳤다.
"이렇게 기운이 넘치는 것을 보니 이제 다 낳은 모양이로군. 이제 힘없는 에미 그만 부려먹고 얼른 일어나."
어머니의 말에 당정은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일어났다.
당정이 일어나자 욕조의 물이 출렁이고 몸에 묻은 물이 밑으로 줄줄 흘러내리었다. 어머니는 커다란 수건을 들고서는 당정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당정이 욕조 밖으로 나와서 서자 어머니가 어깨부터 물기를 닦아주었다.
한번 기운을 차린 당정의 성기는 마냥 죽을 줄 모르고 성을 내고 있었다. 그것을 당정도 어머니도 의식은 하고 있지만 누구도 개의치 않고 있었다.
그런 당정을 보고 어머니가 또다시 손끝으로 당정의 성기를 탁 쳤다.
"이놈이, 버릇없이..."
어머니의 계속되는 장난에 당정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 어머니... 이제... 그만..."
당정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문득 당정은 어머니의 얼굴도 자신 못지 않게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자신의 키에 겨우 턱에 닿을까 말까한 작은 키였다. 아니 자신이 그만치 장성했으리라.
어머니를 보자 어머니도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온통 붉게 물들은 얼굴에 눈은 놀란 것처럼 동그랗게 커져 있었고 물기에 젖어 있었다. 붉은 아래 입술을 지긋이 깨물고 있었다.
당정은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끼었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어머니에게 무엇이든, 무엇이든 해 주고 싶었다. 허나 당장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미워졌다. 다시 어머니의 눈을 쳐다보았을 때, 어머니의 검고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았다.
그 눈.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촉촉이 젖어 있는 눈.
그 눈에 당정은 가슴에서 무언가가 굉음을 내며 무너지는 것을 느끼었다. 그리고 당정은 어머니의 몸을 끌어안았다.
"......."
어머니는 아무 말도 없이 당정이 당기는 대로 그냥 폭싹 안기었다.
어머니의 몸이 너무 작은 것 같아 당정은 또다시 몸서리를 쳤다.
고개를 숙이어서 어머니의 뺨에 자신의 거칠은 뺨을 대었다. 어머니의 뺨은 마치 난로같이 뜨거웠다.
당정의 뺨에, 가슴에 아니, 당정의 영혼에 그 화인(火印)은 깊숙이 새기어져 다시는 결코 치유될 수 없는 흔적으로 남았다.
당정의 굵은 팔 안에 갇힌 어머니가 마치 숨쉬기가 곤란한 듯이 입이 벌어지며 더운 입김을 뿜어내었다.
귀전을 간질이는 그 입김에 당정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격한 감정을 느끼었다.
또다시 영혼의 무언가가 툭 하고 끊어지는 것을 느끼었다.
당정은 어머니의 등 상체 속으로 손을 넣어 어머니의 살결을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쓰다듬었다.
마음은 그토록 격해있고 다급했지만 당정의 손길은 마치 깨질 것 같은 유리 그릇을 어루만지듯이 조심스럽고 섬세하기만 하였다.
어머니의 뜨거운 얼굴처럼 어머니의 등도 불같이 뜨거웠다. 손끝에 어머니의 오밀조밀하게 이어져 있는 등뼈가 만져졌다. 등뼈의 이음새를 당정은 조심스럽게 어루만지어 갔다.
어느새 어머니의 팔이 자신의 곰같이 두터운 허리를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팔은 예상외로 강한 힘이 들어 있었다.
당정이 떨리는 손끝이 어머니의 등 중간쯤 더듬어 올라갈 때에 다시 한번 어머니의 몸이 격하게 떨리는 것을 당정은 느끼었다.
당정은 갈증을 느끼었다. 그 갈증은 단순히 수분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당정은 어머니의 눈에 입술을 갖다대었다.
어머니의 눈이 감기면서 길고 긴 속눈썹이 부르르 떨리었다. 당정은 혀를 내밀어 어머니의 눈을 핥았다.
오로지 당정의 일념은 자신의 쾌락이 아니라 이 사랑스런,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 연약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가 그동안 받아왔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었다.
당정은 어머니의 상처를 핥아주듯이 그렇게... 그렇게 어머니의 얼굴을 혀로 핥아주었다.
"흐음..."
어머니의 깊은 곳에서 나직이 신음이 흘러나오고 당정은 어머니의 입술을 핥았다. 어머니의 입술이 벌어지고 당정의 입도 또한 벌어졌다. 그리고 자연스레 둘은 입술을 붙이었다.
당정의 혀 입 밖으로 나오려 하였으나 벌써 어머니의 혀가 당정의 혀를 맞아들이며 뒤엉켜갔다.
어머니의 축축한 혀에 당정은 자신의 메마른 혀를 얽으며 생명수를 흡입했다.
어머니의 혀가 너무 길다고 당정은 생각했다. 어머니의 혀가 능숙하게 자신의 혀를 갖고 놀며 희롱했다.
너무나 달콤한 입맞춤이었다.
어머니의 눈이 감긴체 속눈썹이 연신 떨리고 코에서 연신 쎅쎅거리며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어머니의 등을 더듬던 당정의 손이 안쪽으로 향했다.
등을 따라가던 손끝에 갑자기 부풀은 어머니의 젖무덤이 닿았다. 그것으로 만족을 하지 못하고 당정의 손이 앞으로 더욱 전진했다.
손끝에 커다랗고 딱딱한 어머니의 젖꼭지가 닿았다. 손끝이 젖꼭지를 살짝 건드렸다.
어머니의 팔에 힘이 들어가고 하체를 당정에게 바짝 밀착시키었다. 어머니가 한치의 틈도 없이 밀착되어있던 입술을 떼어냈다.
붙은 것을 강제로 떼어내는 듣기 민망한 소리와 함께 비로소 당정과 어머니는 자유로이 숨을 쉴 수 있었다. 둘은 가픈 숨을 헉헉대며 쉬었다.
또다시 당정의 손이 어머니의 젖꼭지를 살짝 스치었다. 어머니의 목이 뒤로 젖히어졌다.
"아아아..."
감미로운 신음 소리를 내는 어머니의 기다란 목줄기가 당정의 시선 가득이 들어왔다.
어머니의 가슴을 점령한 손이 만족을 모르고 아래로 내려갔다.
궁의 치마 속으로 밀어 넣으려 할 때 어머니의 몸이 살짝 틀리었다. 허나 당정의 손은 숲 속을 헤치고 전진하는 뱀처럼 자연스럽게 목적지를 향해 내려갔다.
어머니가 당정의 탄탄한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쎅쎅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당정의 손끝에 거친 듯한 숲에 닿았다. 어머니가 두 다리를 꼬옥 붙이고 발에 힘을 주어 들어올려 마치 키가 불쑥 커진 듯 하였다.
그곳은 묘한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당정의 손끝이 세심하게 한올 한올 더듬으며 내려갔다. 전진하던 손끝이 막히었다. 어머니가 두 다리를 꼬옥 붙이고 있어 한치의 틈도 없었던 것이다.
당정의 손은 안타까운 듯이 그곳에서 전진을 멈추고 맴돌고만 있었다.
갑자기 어머니의 몸이 부르르 떨리었다. 붙인 허벅지를 움찔 움찔 경련하듯이 떨기 시작했다. 고개를 쳐들리고 입술이 벌어지고 가느다란 소리가 이어질 듯 끊어질 듯 쉬지 않고 새어 나왔다.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어머니의 몸이 뒤로 넘어질 것 같아 당정이 어머니를 끌어안았다.
그 기나긴 소리를 들으며 당정의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이 소리...
이 신음소리...
그가 폐인이 되어 있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 어머니의 방에서 듣던 소리였다.
그때의 그 지옥 같았던 순간이 떠올랐다.
당잔의 시신을 파헤치며 귀전을 떠나지 않고 들리던 소리였다. 악몽의 소리였다.
당정은 또 다른 이유에서 숨이 거칠어지며 몸이 경직되었다. 이렇게, 이렇게 사랑스럽던 모친이...
이렇게 아름다운 어머니가.....
당정의 가슴이 활활 타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아닌 질투였다.
당정은 몸을 돌려 어머니의 방에서 알몸인체 나왔다.
나오는 당정의 눈에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었다.
자신이 왜 우는지도 몰랐다. 질투로 인한 분노인지 어머니를 탐했던 자학의 눈물인지...
자신의 방은, 따뜻하고 안온하던 어머니의 방과는 달리 을씨년스럽고 추웠다. 일견(一見) 황량해 보이는 방에 서서 당정은 마치 자신의 앞날을 보는 것만 같은 절망을 느끼었다.
기경팔맥(奇經八脈)을 뛰노는 힘들이 점차로 강해지고 있었다. 그동안 억제되었던 기는 마치 보상이라도 하듯이 거세게 뛰어놀고 있었다.
당정은 마치 야생마처럼 날뛰는 진기를 한접한접 접어나가며 대맥을 뚫어나갔다.
대맥(大脈)을 진기가 길을 뚫어놓자 그 주위의 세맥(細脈)을 막은 벽은 마치 거품이 스러지듯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며 새로운 진기가 뿜어져 나와 주류(主流)에 합류를 해서 그 기세를 더욱 키워 나갔다.
차기가주(次期家主)로 내정되어 있던 당정이었다. 어려서부터 부친과 원로원의 노고수(老高手)들이 어린 당정의 근력을 다듬고 기운을 복돋아서 만들어낸 당정이었다. 걸어다니면서 암기를 장난감으로 삼았고 좀더 커서는 여러 가지 무공을 설렵한 당정이었다.
역사가 깊은 세가답게 각종 다양한 공부와 심오한 절기를 배울 수 있었다. 이미 청년에 들어서서는 아버지인 가주의 무공에 근접했던 당정이었다.
그 능력이 다시 이제 다시 꽃피우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분노가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 * *
당가의 가모 구숙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무언가를 읽고 있었다. 뛰어난 미색이었지만 도도함과 차가운 한기가 흐르고 있는 그녀.
그리고 구숙정의 가슴에는 표독한 야망과 질투가 존재하고 있었다.
"마님, 수향이 찾아와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문득 방문 밖에서 시녀가 조심스럽게 구숙정에게 말을 전했다. 당가주와 더불어 사천당가의 대소사를 관리하는 당가의 안주인으로서 실질적 힘을 갖고 있는 구숙정이었다.
"들라 하라.
싸늘한 여인의 말에 이내 나이가 열여섯쯤 된 것으로 보이는 소녀가 두려움에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방 안으로 들어섰다.
수향은 얼른 구숙정에게 허리를 숙여 보였다.
"미천한 소인이 마님을 뵈옵니다."
"그래서...내가 일전에 명령한 것은 어떻게 되었으나?"
한기가 풀풀 풍기는 구숙정의 말에 수향은 두려움에 몸을 떨며 얼른 대답했다.
"세밀전주 당조경은 여전히 눈에 띄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사옵니다."
구숙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짜증이 담긴 음성을 발했다.
"그게 정말이냐? 광혼전주의 절곡 파견 이후 강호 시절에 사귄 무림의 친우들과 연락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분명 있지 않았느냐?"
구숙정에게 이 문제는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전대가주 세력을 사실상 제거당하는 이 시기에 당조경이 외부에서 사람을 데리고 온다는 것은 자신들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것이었다.
그러한 징후를 포착했을 때 구숙정은 느릿하게 진행되고 있는 전대가주 세력의 제거를 단숨에 해치울 절호의 기회임을 깨달았다.
함부로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려는 것은 분명 가문에 대한 심각한 배반이자 위협 행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기대와 달리 당조경은 구체적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아무래도...외부 세력의 도움을 구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닐까...추측되옵니다."
수향이 조심스럽게 말하자 구숙정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가 이내 싸늘하게 웃었다.
"흥, 만일 그렇다고 하여도 이미 늦었다. 최초의 움직임...그것만 해도 이미 중죄이니 그것을 조금 과장하여 적절한 시기에 내놓으면 당조경과 놈을 따르는 전대가주의 세력들을 단숨에 몰살시킬 수 있으니!"
구숙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시녀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섬섬옥수 같은 손길이 수향의 머리에 맟닿았다. 언뜻 자애로운 가모가 시녀를 부드럽게 복돋아주는 광경으로 보일 수 있었으나 실상은 달랐다. 그것은 경고였다.
구숙정의 손길을 느낀 소향은 몸을 떨었다. 공포에 눈물마저 나올 지경이었다.
"네년이 쓸모있음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당가의 안주인으로서 나는 쓸모없는 것을 치워버릴 수 밖에 없다. 그러니..."
구숙정이 차갑게 말했다.
"이전의 명령대로 당조경의 감시를 계속해라. 그리고 무엇이든 좋으니 놈의 수상한 점을, 흠결을 가져오너라."
수향은 얼른 부복하며 대답했다.
"마님의 명을 받드옵니다."
구숙정은 무표정하게 수향을 내려다보다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오늘처럼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 너에게 다음은 없으니라."
"네, 네..."
"그럼 이만 물러가거라."
구숙정의 지엄한 명에 수향이 조심스럽게 뒷걸음질치면서 방 밖으로 걸어나갈 때였다. 당가의 소가주인 당종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
소가주가 갑작스럽게 들어서자 수향은 화들짝 놀라며 얼른 허리를 숙였다.
"소가주님을 뵈옵니다."
"음!"
당종은 무신경하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숙인 고개를 들어올리는 수향을 조금 놀란 듯 바라봤다.
수향은 아주 아름답다고 평할 수는 없었지만 제법 귀엽고 깜찍하였다. 더구나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거리며 앵두 같은 입술을 움직이는 모습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흐음..."
당종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수향의 가녀린 몸매를 빠르게 훑었다.
당종의 시선에 노출된 수향은 그 짦은 순간 소가주가 원하는 바를 알아차리고는 당황해하면서도 얼른 바깥으로 걸어나갔다.
(이놈이!)
구숙정의 미간이 좁혀졌고 눈초리가 사납게 위로 치켜올라갔다. 그녀는 얼음 같은 눈빛으로 당종을 노려보며 앙칼지게 외쳤다.
"이 한심한! 당가의 다음 대 가주가 될 소가주가 어찌 한낱 미천한 여인에게 한눈을 판단 말이냐!"
"죄...죄송합니다, 어머님!"
그 짦은 순간에 시녀를 향한 자신의 욕정 어린 시선을 귀신 같이 알아챈 모친의 불호령에 당종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당종은 얼른 자신이 찾아온 이유에 대해 말했다.
"어머님, 아버님께서 독룡전(毒龍殿)으로 오라고 하십니다."
구숙정은 아들의 그 말에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끓어오르는 노기를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네 애비가? 무슨 일이냐?"
당종은 굳은 안색으로 대답했다.
"그것이...흑사회와 관련한 문제라고 합니다. 그럼 소자는 이만..."
자신의 할 말을 끝낸 당종은 소가주와 관련하여 바쁜 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며 곧장 뒤돌아 나갔다. 방금 전 일에 대한 구숙정의 호통과 꾸짖음이 계속될까 두려웠던 것이다.
현 사천당가를 지배하는 주요 세력 중 핵심 인사들만이 모인 임시 회의에서 그 분위기는 놀랍게도 가주가 아닌 가모가 주도하고 있었다.
가모인 구숙정이 마치 당가주 당패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마치 당가를 손에 쥔 것처럼 나서는 구숙정의 당당함에 당패는 절로 무거운 한숨이 새어나왔다.
젊었을 적과 너무 비교되는 구숙정의 독살스럽고 비뚤어진 모습, 탐욕스럽게 가문의 권세를 손에 쥐려는 지금의 모습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더구나 지금 당패는 구숙정과의 오랜 다툼으로 내전이 아닌 가주 전용 집무실인 독룡전(毒龍殿)에서 거처하고 있었다.
가주의 체면에 걸맞지 않게 부인에게서 도망치고 있다는 것을 잘 아는 당패였지만 만나기만 하면 싸움이 벌어지고 심신이 피곤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어쩌다 이리되었단 말인가?)
물론 당패는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게 단순하게 인과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욱 복잡한 사정이, 가문의 어둠이 존재했다.
당패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힘들군. 힘들어.)
침묵하고 있는 당패를 구숙정이 차가운 눈길로 잠깐 바라보았다가 다시 회의에 전면적으로 개입했다. 그녀의 의견, 그리고 계획은 놀라울 정도로 명쾌했으며 또한 신속했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 거의 모두가 감탄하며 수긍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패는 그런 그들을 어느 정도 제어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원래대로라면 진작에 자신을 대신해 나서는 구숙정을 막아야했으나 그는 스스로 그녀를 막을 자격이 없다고 느껴 방관했던 것이다.
"아주 좋은 의견이오, 부인. 그 말대로 각 전주는 경계와 훈련을 튼실하게 하는 한편, 접경 지역을 잘 살피길 바라오. 만약 종남파와 흑사회가 모종의 일을 계획한다면...그녀가 지적한 것처럼 모두 그곳에서 시작될 것이니."
그렇게 말을 끝맺으며 당패는 구숙정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잘해주었다는 듯이 웃었다. 그러나 구숙정은 그런 남편의 눈길과 웃음을 차갑게 무시해버렸다.
어느 침실에서 뜨거운 신음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격렬한 정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당종은 하체를 흔들며 쾌락에 몸부림치는 여인을 내려다보았다. 짐승의 암컷처럼 엎드려 흐느끼고 있는 여인은 바로 수향이었다.
한치의 틈도 없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는 그들.
결국 당종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수향의 육체를 정복해 욕정을 채운 것이다.
그러나 수향과 한창 뜨거운 정사를 치르고 있음에도 당종은 결코 유쾌한 표정이 아니었다.
조금 전 모친에게 꾸짖음을 당한 것이 머리에 선명했다.
언제나 그랬다. 당가의 소가주임에도 당종은 항상 지엄한 어머님에게 눌려 지내왔으며 제대로 된 힘을 행사하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을 무섭게 휘둘러대는 모친에 대한 반발심, 소가주임에도 그에 걸맞는 권세를 지니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로 지금 당종은 수향을 욕정의 제물로 삼아 범한 것이다.
당종은 숨 넘어갈 듯 몸부림치는 수향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내가 누구냐? 내가 누구냐!"
수향은 자신의 비좁은 동굴을 꿰뚫고 뒤에서 빠르게 진퇴를 거듭해오는 당종의 양물에 전율하면서 간신히 대답했다.
"하윽! 소가주...소가주님입...니다..하악!"
당종은 수향의 탄력있는 엉덩이를 두 손으로 주무르며 소리쳤다.
"소가주? 흐흐, 아니다, 이 순간만큼은...크윽! 나는 당가주다! 소가주가 아닌 가주라고 부르거라!"
"아흑! 가주...님! 흐윽..."
당종은 자신의 것이 급격히 달아오름을 느끼며 수향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한층 더 빠르게 움직였다.
수향의 새하얀 엉덩이 사이로 당종의 불기둥이 연신 출입을 거듭했고 그녀의 둔부는 거세게 부딪치는 당종의 하체에 짓눌려 이지러졌다.
"아악!"
수향은 하얗게 눈을 치떴다. 그녀의 가녀린 몸은 당종에게 범해지면서 물결같이 출렁였다.
수향이라는 이름의 가녀린 꽃이 패기를 잃은 어리석은 소가주에게 짓밟히는 순간이었다.